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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골목' 결국 충돌…"철거 일단 중단"

<앵커>

서울 서대문 인근에는 일제시대 형무소 옥바라지를 위해서 가족들이 머물던 일명 '옥바라지 골목'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를 재개발하는 문제로 그동안 업체와 주민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결국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권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좁은 골목에서 헬멧을 쓴 용역업체 직원과 주민이 밀고 밀리는 몸싸움을 벌입니다.

주민 한 명은 번쩍 들려 골목 밖으로 끌려나가고, 골목 안은 어느새 용역업체 측이 뿌린 소화기 분말에 뿌옇게 뒤덮입니다.

오늘(17일) 오전 6시 40분쯤 서울 종로구 무악동 이른바 옥바라지 골목에서 강제퇴거를 시도하는 재개발사업조합 측 용역업체 직원과 퇴거에 불응하는 주민들이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안상범/옥바라지 골목 재개발 반대 비대위 : 용역들이 저희 연대자들과 주민들을 끌어내버린 거예요. 폭행 같은 것들이 좀 있고, 소화기를 얼굴에 분사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 골목은 일제시대 서대문 형무소 수감자 가족들이 옥바라지하며 머물던 곳으로 알려져 옥바라지 골목으로 불립니다.

역사적 현장이므로 보존해야 한다는 보존대책 위원회와 아파트로 재개발하려는 조합 측이 맞서고 있는 곳입니다.

충돌 사태까지 벌어지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장을 직접 찾아 강제퇴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 우리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 공사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손해배상 당해도 좋아요.]

서울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재개발 사업 자체의 중단이 아니라 충분한 합의를 한 뒤 추진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전례 없이 강한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서울시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춘배, 화면제공 : 권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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