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만 전국에서 15곳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여는 등 치솟는 전세값에 지쳐 내집 마련의 꿈을 서두르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아파트 단지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역세권이다', '대형도로 인근이다' 하면서 분양업체들은 너도나도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실제로 구매자들에겐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문제는 대중교통 수단이 신통치 않은 곳에 지어지는 단지들에 있습니다. 이런 곳에 새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은 미국이나 호주에서처럼 자가용이 생활에 필수적입니다. 만일 부부가 한 대씩 차를 사용하는 집들이 많다면 아파트의 주차공간도 더 필요할 것입니다.
36층 아파트 10개동에 1,437세대가 2018년 입주예정인데, 주차가능 규모가 상가를 포함해 1,800대로 세대당 1.25대 정도입니다. 370세대 정도만 두 대의 차를 보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곳은 대중교통 접근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지역으로 차가 없이는 장보러 가기도 힘든 곳입니다.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데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와 건설사가 분양 당시 제대로 안내를 해주지 않았다며, 지하 2층까지 예정된 주차장을 3층까지 파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건설사가 최근 분양을 마친 단지들의 주차장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택건설기준등에 관한 현행 주차장 기준은 2004년에 만들어진 것인데, 10여년 사이 국내 차량 대수는 두 배 가까이 늘어 이제는 맞지 않는 상황이 왔습니다.
주차장을 깊게 파고 넓게 만드는 것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고급아파트를 만들겠다면서 입주자들에게 주자장 면적조차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법적 기준을 채웠으니 문제가 없다며 버티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