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암은 바로 대장암입니다. 해마다 2만4천 명이 대장암 진단을 받고 9천 명 정도가 목숨을 잃습니다. 올해는 위암을 제치고 남성 1위 암이 될 것으로 예측이 되는데요. 육류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 습관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년 넘게 해열 진통제로 쓰여 왔던 아스피린이 대장암 예방효과가 있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 SBS 조동찬 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아스피린 하면 진동 해열제, 심장병 예방 목적으로 쓰이는 약이다 이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요. 암 예방 효과가 있어요?
▶ SBS 조동찬 기자:
일단 아스피린은요. 300mg 이상의 성인 용량이 있고요. 100mg의 어린이용 용량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 용량의 아스피린을 하루에 한 알 복용하면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서 아스피린을 만드는 회사는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아스피린 프로텍트 예방 이런 이름을 붙여서 성인에게 판매해 왔는데 그런데 이게 조금 논란이 있었습니다. 2012년 일본에서 열렸던 세계심장학회에서 아스피린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심장병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스피린의 심장병 예방 효과가 나타났지만 그런 게 없는 사람. 그러니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심장병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에게는 심장병 예방 효과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전문용어로는 2차 예방 효과는 있지만 1차 예방 효과는 없다, 이런 것인데 그래서 가이드라인은 심장병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만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먹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변경했습니다. 50세부터 69세까지는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심장병 위험 요인이 없더라도 심각한 위궤양이나 출혈성 위험이 없다면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권장한다. 다만 50세 미만과 70세 이상은 이전처럼 권장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바뀌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권장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바로 대장암 예방 효과입니다. 대장암 예방 효과를 위해서도 복용해라. 아스피린의 암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10년 전부터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대부분 소규모 연구라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발표된 호주 멜버른대학의 대규모 장기간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주목도가 급상승했습니다. 호주 멜버른대학 연구팀은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에서 대장암 가족병력 자료에 등록된 1,858명의 린치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피린과 대장암과의 관련성을 분석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린치 증후군이요?
▶ SBS 조동찬 기자:
린치 증후군은 특정 유전자가 있어서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80% 정도 되는 희소 난치병입니다. 이럴 경우 대장암이 대대로 이어지는 가족 질병일 수가 있고 그래서 오랫동안에 관련 자료들이 남아 있었던 것인데 이 린치 증후군 환자 중에서요.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사람들은 대장암 발생률이 무려 5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대규모 장기간 연구라는 점에서 이전 연구와 달리 주목받기는 했지만 린치 증후군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나온 결론이라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이런 반박도 많았는데요. 올해 미국 앤디앤더슨병원에 쐐기를 박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미국인 1만3천여 명 30년 동안의 추적 조사 결과를 분석해 봤더니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주기적으로 6년 이상 복용한 사람들의 대장암 위험도가 19%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를 지난 3월 자마온콜로지라는 국제저널에 발표합니다.
그리고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는 앞서 말씀드린 아스피린의 변경된 가이드라인. 그러니까 심장병 위험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심장병 위험이 없더라고 5,60대는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장병도 예방하고 대장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4월에 미국 내과학회저널에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아스피린이 대장암 예방까지 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 SBS 조동찬 기자:
산 속에서 두통이나 감기 기운이 있는데 어떤 약도 챙기지 못 했을 때 해결하는 방법. 이 동영상이 있는데요. 이런 걸 보면요. 버드나무 가지를 가져다가 껍질을 벗기고요. 그 껍질을 끓는 물에 넣고 우려낸 후 그 물을 마십니다. 물론 이건 안전성이 확인된 방법이 아니라서 따라하시면 안 되는 거긴 하지만 왜냐하면 이게 버드나무 껍질에는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살리실산은 식물에 병균이 침입했을 때 만들어지는데 병균과 직접 싸우면서 병든 부분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식물 면역 호르몬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병충해를 입은 농작물이 사람에게 더 좋다는 가설도 있는데 아직 입증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스피린은 바로 살리실산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식물성 면역 호르몬의 기능이 있어서 암세포를 예방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죠.
실험적으로는요. 아스피린이 콕스투라는 물질을 억제해서 세포가 증식하는 걸 막고요. 잘못된 세포가 스스로 죽는 과정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아스피린이 대장 용종을 억제하는 걸로 밝혀졌는데 대장 용종은 대장암의 위험요소입니다. 대장 용종이 배 안에 1년 머물면 대장암 위험도가 1% 높아지는데 10년이면 8%, 20년 머물면 24% 정도 대장암 위험이 높아집니다. 대장암 위험도를 감소시킨다면 대장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아스피린의 암 예방 효과에 대한 국내 연구결과도 발표됐다면서요?
▶ SBS 조동찬 기자:
국립암센터와 충북대학교 공동연구팀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한 20만 명의 자료를 분석했는데 이 분들 중에서 정기적으로 6개월 이상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복용한 3천9백 명 정도를 추려내고 이 분들과 성별 나이 동반질환 나머지 조건 같은 7천8백 명 정도의 대조군을 무작위로 추출한 다음에 6년 동안 위암 발생률을 비교해봤는데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3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위암 발생 위험이 6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게 추가연구를 통해서 위암 예방 효과까지 확실해 진다면 아스피린 더 크게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듣고 보니까 아스피린 많이 팔리겠는데요?
▶ SBS 조동찬 기자:
네. 저도 취재하면서 아스피린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 들었는데 다행히 아스피린의 가장 큰 다행스러운 점은 값이 싸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100mg인데 이게 98개가 들어있는 게 1만1천 원입니다. 한 알에 110원 꼴이라는 거죠.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 연구원도 미국 언론과 이런 언급을 했는데 요즘 연구되고 있는 모든 항암제는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연구되는 항암제는 약값이 1년에 수천만 원 하고요. 1년에 1억 넘는 약도 있는데 그런데 아스피린은 1년에 약값이 4만4천 원 정도죠. 이 정도 비용으로 대장암을 19%, 위암을 60% 예방할 수 있다면 이건 권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다만 아스피린은 위염이 있거나 지혈하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라는 거죠. 자신의 몸 상태를 바로 알고 복용하는 게 좋은데 그러려면 의사와 상담한 후 복용하는 게 좋겠죠.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아스피린의 대장암 예방 효과에 대해서 말씀 나눠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조동찬 기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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