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나 당뇨, 비만 같은 다양한 질병을 연구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숨은 공신이 있습니다. 바로 실험용 쥐죠.
먹을거리나 의약품의 위해성 평가를 할 때도 꼭 필요한 존재인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한 해 무려 4백만 마리나 되는 실험용 쥐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 봤자 쥐가 얼마나 하겠냐 싶겠지만, 수요가 가장 높은 특정 질환 연구에 맞도록 특화된 쥐들의 경우 마리당 35만 원까지 나가기 때문에 비용 손실이 상당한 데요, 이제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안서현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정면우/식품의약품안전처 실험동물자원과장 : 기존에 국내 연구자들이 질환 모델 동물을 쓰고자 하면 외국에 있는 회사에 주문하게 되고, 그 동물을 받을 때까지는 6개월에서 1년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 국내에서 개발된 질환모델 동물을 사용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국가 연구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실험용 쥐를 들여오려면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 기업에 주는 비싼 로열티 외에도 항공 운송료도 추가로 부담해야 했습니다.
쥐를 일단 수입한 뒤 국내에서 새끼를 낳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우리에게는 종자에 대한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태어난 새끼의 새끼들을 사용할 때도 어김없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합니다.
해결책은 우리만의 국산 종자를 갖는 것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식약처가 최근 30세대가 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실험용 쥐 2종을 꾸준히 번식시킨 끝에 고유의 염기서열을 가진 흰 쥐와 검은 쥐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험동물 생산기관을 관리하는 실험동물협회에 코드 등록도 마쳤습니다. 이제 종자를 분양만 하면 되는 겁니다.
연구자들이 그때그때 자신의 실험에 필요한 쥐를 손쉽게 빨리 구할 수 있게 되는 건데요,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아직 국산 실험용 쥐를 이용한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주로 과거에 이미 나온 연구 결과를 인용하는데 이때 제대로 된 비교를 위해서는 기존에 사용됐던 것과 동일한 쥐를 쓰고 싶어 할 테니 말입니다.
반대로, 국산 실험용 쥐를 토대로 한 좋은 연구가 많이 나와 준다면, 관련 연구를 하는 해외 다른 연구진도 외국 쥐 대신 우리 쥐를 찾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실험동물자원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건데요, 기껏 만들어놓은 국산 실험용 쥐가 사장되지 않도록 우리 쥐를 활용한 훌륭한 연구들이 많이 뒤따라줬으면 좋겠습니다.
▶ [취재파일] 쥐 한 마리에 3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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