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왕(王·39·여)씨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간 베이징을 출발해 서울을 다녀오는 단체여행에 참가했습니다.
왕씨는 베이징-서울 간 왕복 항공요금 40만원보다도 싼 2천58위안(약 37만원) 요금의 여행 상품을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구매했습니다.
한국에서 굳어진 이른 바 '마이너스 투어피',역마진 관행에 따라 한국 여행사들은 단체여행객 팀을 돈을 주고 사는데 1인당 최고 400 위안까지 지불합니다.
수수료를 건네고 팀을 사온 뒤 숙박과 식사, 차량, 가이드 비용을 뽑고 수익까지 내려면 관광객들을 쇼핑으로 몰아야 합니다.
유커들도 모를 리 없지만 중국에선 구하기 어려운 화장품·인삼, 그리고 구찌·루이뷔통 등 '진품' 브랜드를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기에 입에 맞지 않는 식사와 불편한 숙소도 감수하는 것입니다.
대신 저가 여행상품을 이용해 한국을 찾는 일부 유커는 수백만 원, 수천만 원 어치의 명품을 사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가 한국여행의 부끄러운 단면도 많습니다.
왕 씨도 청와대 뒤편의 한 식당에서 돌솥 비빔밥을 먹다가 일행 중 한 명의 비빔밥에서 파리가 나왔는데, 가이드가 "여름이니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은 불가피하다. 주방에서 들어간 것이라기보다는 상차림 과정에서 떨어진 거로 보인다"는 어이없는 답을 들었습니다.
단체여행객에 제공하는 식단가는 끼니당 3천∼5천원 정도로 서울 물가수준에 비춰 제대로 한끼를 먹기 힘든 것은 당연합니다.
저가단체여행이 쇼핑을 전제로 한 여행이라는 점에서 그 외의 것들은 무시되고 이런 과정이 누적되면서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은 유커들에게 호소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행 코스도 천편일률적으로 돈이 들지 않는 경복궁과 청와대 앞, 광장시장 등이고 대부분 쇼핑으로 짜여집니다.
왕씨는 여행사들이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지 선택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쇼핑에 치우친 빡빡한 일정, 입맛을 고려하지 않은 식단 등을 생각할 때 마치 극기훈련을 마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인을 겨냥한 중저가 한국여행도 다양한 패키지 상품으로 짜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식사와 숙소는 물론 쇼핑을 포함한 일정도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을 제시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한국과 중국여행사들의 마진도 '적당히'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인의 왕성한 쇼핑 욕구에만 기대어 한국 단체여행 비용이 중국 내 여행 요금 수준이거나 오히려 못 미치는 패키지 상품만을 고수한다면 오래지 않아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자국 내에 면세점을 대거 허가해 중국 내에서도 '진짜 명품' 구매가 손쉬워지면 저가 한국여행의 필요성이 급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여행 체험…'싼 여행'에 더해진 '극기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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