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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인 줄 알았는데…'바나나 술' 속사정

<앵커>

제조방식이나 맛을 보면 영락없는 막걸리인데 막걸리라고 부르지 못하는 술이 있습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바나나 맛 술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어떤 사정이 있는 건지, 김용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출시 한 달 만에 1백만 병 이상 팔린 바나나 맛 술입니다.

맛과 빛깔은 물론 쌀을 발효시켜 빚는 방식까지 영락없이 막걸리입니다.

[배주현/음식점 직원 : '바나나 술 주세요' 하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요. 보통은 '바나나 막걸리'라고 많이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술병 어디에도 '막걸리'란 글자는 없습니다.

현행 주세법상 탁주, 즉 막걸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바나나로 맛과 향을 냈다면 바나나 막걸리라고 써도 되지만, 인공 바나나 향을 첨가했다면 막걸리가 아닌 기타 주류가 됩니다.

막걸리라고 쓸 수 있는 건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수출용 제품뿐 입니다.

문제는 세금 차이입니다.

막걸리 주세는 5%에 불과하지만 기타주류엔 주세만 30%가 붙고 교육세도 따로 붙습니다.

제조원가가 비슷한데도 일반 막걸리와 바나나 맛 술이 한 병에 500원 정도 차이 나는 이유입니다.

주류업체 측은 막걸리 인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상협/주류업체 마케팅본부장 :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갈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게, 향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게 허용해 주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정부는 인공 향을 첨가한 술까지 막걸리로 인정하면, 오히려 막걸리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전통주 보호를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유미라, CG : 류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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