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국가대표 출신 박태환(27)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11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제1차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했으나 박태환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4년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박태환은 올해 3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가 끝났으나 '도핑 관련자는 해당 징계가 만료된 이후 3년이 경과할 때까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막혀 올해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박태환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4개 종목에서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A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모두 우승, 올림픽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잠시 일기도 했다.
박태환을 올해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하려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데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이날 열린 경기력향상위원회다.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뜻을 모으면 이후 스포츠공정위원회, 대한체육회 이사회를 차례로 거쳐야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첫 단계인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박태환 관련 논의가 아예 안건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다음 단계인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는 이미 지난달 초에 "법률의 형평성을 위한 일반적인 법 원칙에 따라 특정인을 위한 규정 개정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앞으로 국가대표 선발 규정 개정에 대한 요청이 있더라도 이 판단이 번복될 여지는 없다"고 못을 박은 바 있다.
즉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 개정에 뜻을 모으더라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과하기도 쉽지 않은 마당에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 현실인 셈이다.
이날 경기력향상위원장에 선임된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은 회의를 마친 뒤 "박태환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현 시점에서 대한체육회가 박태환 선수를 위해 규정을 개정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박태환이 국제스포츠중재판소(CAS)에 제소해 승소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그때 가서 논의할 일"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