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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된 '막말 후보'…지지 얻은 진짜 이유

<앵커>

필리핀의 대통령 선거에서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두테르테 후보가 결국 당선됐습니다. 범죄자를 극형에 처하겠다는 극단적인 공약이 통한 것 같지만, 필리핀 국민들이 그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사 출신 초강성 정치인인 두테르테 열풍은 뜨거웠습니다.

38.7%의 득표율로 23.4%를 얻은 집권여당의 로하스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습니다.

두테르테의 당선 일성은 "엄격한 독재자가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범죄, 마약, 부패 같은 '악'을 척결하기 위해선 '독재'도 불사하겠다는 겁니다.

우선 전국적으로 심야 음주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대통령 당선자 : 나는 마약에 대해선 참지 않습니다. 중간 지점이라는 건 없습니다.]

표면적으론 '6개월 내 범죄자 10만 명을 처단하겠다'는 극단적인 공약이 먹힌 것 같지만, 필리핀 국민들이 그를 지지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다름 아닌 세습 권력층에 대한 분노입니다.

필리핀은 거의 모든 대기업의 오너는 물론 고위 공직까지 30여 개 명문 가문이 수십 년째 독점하고 있습니다.

아키노 현 대통령도 명문가 출신입니다.

해마다 6%씩 필리핀 경제가 성장했지만 권력자와 부유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서민들은 갈수록 가난해져 갔고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아르투로 보아도/운전사 : 다음 세대를 위해서 두테르테가 필리핀을 고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권력가문 출신이 아닌 그래서 오랜 세습정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두테르테의 집권은 향후 필리핀 사회에 불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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