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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복원한다며…수십 년 된 나무 '싹둑'

<앵커>

풍광이 아름다워서 영남알프스라고 불리는 산악지대 한 자락에 신불산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울산시가 산 정상 부근에 있는 철쭉과 참나무들을 마구 베어내고 있습니다. 50년 된 나무도 이렇게 밑동만 남았습니다.

생태복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희한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송성준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울산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불산 억새 군락지 복원 사업지역입니다.

대부분 나무를 베어버렸습니다.

잘려나간 덩치 큰 팥배나무와 쇠물푸레 싸리나무 등이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현재 모습과 사업시행 전 울창한 숲이 확연히 대비됩니다.

최소 4~50년 된 철쭉 군락지는 철쭉 무덤이 됐습니다.

[최종득/울산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 이 정도 굵기면 최소한 200년, 150~200년 된 크기라고 봅니다.]

정상으로 가는 또 다른 등산로.

전기톱을 든 근로자들이 서둘러 철수합니다.

[작업 근로자 : 하도 말이 많아 가지고 (벌채를) 하지 말라 하네요. (울산)시에서 그러지요.]

50년 안팎 된 싸리나무 군락지가 사라지고 풀밭으로 변했습니다.

제 옆에 있는 이 나무가 수령 50년 된 신갈나무입니다.

이런 신갈나무들이 곳곳에서 싹둑 잘려나갔습니다.

수천 그루 이상 잘려나갔지만 울산시는 축소하기 급급합니다.

[울산시 관계자 : 작업자가 부주의로 시방서도 없이 나무를 몇 그루 벌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 30~40그루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며 올 6월까지 주 등산로 양쪽으로 약 60만㎡ 규모의 억새 군락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베어내고 억새 모종을 심었지만 흙이 빗물에 쓸려 내려가 죽은 채 나뒹굴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억새를 심는다고 보존가치가 있는 수십 년 된 나무를 마구 벤 것은 생태 복원이 아니라 생태 파괴라고 지적합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 낙동정맥의 핵심지역 중에서도 핵심지역이고 자연공원의 핵심지역이고 자연보존지구고 이런 지역을 이렇게 한다고 하는 것은 복원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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