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트럼프가 맞대결하게 된 미국 대선전에서 금융 심장부인 월스트리트의 돈이 트럼프가 아닌 힐러리로 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힐러리와 월가의 친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공화당을 밀었던 금융인들이 '대선후보 트럼프'에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차라리 힐러리를 후원하겠다고 마음을 바꾼 결과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린턴이 월가로부터 모은 후원금 420만 달러 가운데 34만4천 달러가 3월 한 달에 걷혔다고 전했습니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 집계로는 경선전이 시작된 지난 1∼2월 클린턴이 월가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전체의 33%였으나 3월에는 53%로 급증했습니다.
클린턴의 작년 월가 후원금 비율도 32% 정도였다는 점에 비춰 보면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난 것입닌다.
선거 자금 분석가들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공화당 주자를 위해 지갑을 열었던 월가 후원자 중 일부가 이들의 중도탈락 후 클린턴으로 '갈아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원하던 공화당 주자가 낙마하자 민주당으로 바꾼 200달러 이상 후원자가 500명을 넘으며, 이 가운데는 월가 금융인도 여럿이라는 집계도 있습니다.
트럼프에 대한 월가 후원금은 3월까지도 1%을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최근까지 메릴린치의 투자전문가로 일했던 마리오 파레데스는 평생 공화당만을 지지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조지 파타키 전 뉴욕 주지사를 후원했으나, 결국 클린턴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파레데스는 "트럼프의 히스패닉 이민자에 대한 발언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 외에도 규제·무역·세금 정책에 관한 트럼프의 불투명성, 나아가 '트럼프라는 인물을 잘 모르겠다'는 모호성도 월가의 등을 돌리게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월가 개혁에 대해 듣고 싶어하는 만큼 클린턴에 대한 월가의 지원이 클린턴에게 해로울 수 있지만 대선 자금 확보 면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는 '원군'입니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보다 3배나 많은 월가 후원금을 받았는데, 그 돈 일부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으로 '역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가 지금까지 금융권을 상대로 공격적인 모금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예단하기는 이른 면이 있는데, 트럼프는 지금까지 경선자금의 4분의 3을 스스로 충당했고, 최근에서야 본선에서는 후원금을 적극적으로 모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카콜라, 월마트 등 대기업들이 전통적으로 해온 공화당 전대 후원을 꺼리면서 '트럼프 캠프'가 이제부터 부족분을 메울 모금에 나서야 한다면서, 대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700만 달러 정도를 조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에겐 못 내겠다'… 클린턴 월가 후원금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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