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방 BBC 기자 中 도착…"빠져나와 기쁘다"

<앵커>

김정은을 뚱뚱하고 또 예측할 수 없다고 표현했단 이유로 북한에 구금됐다 추방된 영국 BBC 취재진이 어제(9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북한에 남은 취재진들의 안전 때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북한을 빠져나와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 편상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영국 BBC 방송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루퍼트 윙필드 헤이스/BBC 기자 : 인터뷰는 하지 않겠습니다. 북한을 빠져나와서 기쁩니다. 회사에 관련내용을 보고하겠지만, 풀려나서 안도감을 느낍니다.] 

BBC 취재진은 지난 6일 출국하려다가 저지당한 뒤, 8시간 동안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호텔로 돌아와 사흘을 머문 뒤 어제 전격 추방됐습니다.

[오룡일/조선평화위원회 위원장 : 언론인으로서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했습니다.]

추방된 BBC 취재진 3명은 북한 노동당 대회와는 별도로 지난달 말 평양에 들어와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취재보도해왔습니다.

기사에서 "지도자 김정일이 숨지고 뚱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아들 김정은이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는 등의 표현을 써 북한당국의 불만을 산 걸로 추정됩니다.

[북측 통역관 : 우리는 그 기자가 다시는 우리 땅에 들어와 보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BBC는 보도 내용 때문에 기자가 추방된 것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당대회 취재를 위해 아직 북한에 남아있는 자사 취재진 4명이 계속 취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