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리핀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모든 범죄자를 극형에 처하겠다며, 막말을 쏟아내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두테르테 후보가 당선이 유력해 보입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투표소에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일제히 치러졌습니다.
임기 6년의 새 대통령에는 야당 후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당선이 유력시됩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3%를 얻으며 마누엘 로하스 전 내무장관과 그레이스 포 상원 의원을 크게 앞섰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대선 후보 : 부패한 자들을 추적하겠습니다. 필리핀에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태에 대해 누군가는 대답해야 합니다.]
올해 71살로 다바오시 시장인 두테르테는 욕설과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라 '필리핀판 트럼프'로까지 불리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모든 범죄자를 극형에 처하겠다"며 강력한 범죄 척결 공약을 앞세워 민심을 파고들었습니다.
[테레사 몬테마요르/유권자 : 두테르테를 찍으려고요. 긍정적 변화와 공약, 명성과 경력 때문에.]
과거 대선에 출마했던 한 정치인은 두테르테가 당선된다면 필리핀의 민주주의는 죽는 것이라며 그의 이름이 쓰인 관을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부통령 선거에선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 의원이 박빙 속에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빈곤과 부패에 시달려 온 필리핀 국민들의 분노가 과거에 대한 향수로 분출됐다는 분석입니다.
대선 결과는 이르면 내일(10일) 오후쯤 나올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