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한 마셜군도 주변 해역에서 조업 중 피폭당한 어선의 선원과 유족 등 45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옛 선원 23명과 유족 20명, 지원자 2명 등입니다.
NHK와 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원고들은 소장에서 "피폭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1955년 일본과 미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타협해 방사선량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는 바람에 손해를 회복할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들은 1인당 200만 엔, 우리 돈 약 2천164만 원의 위자료를 포함해 모두 7억 원의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미국이 1946~1958년에 걸쳐 태평양의 비키니 산호섬 등에서 실시한 수소폭탄 실험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마셜군도에서 핵실험이 실시된 뒤 일본 시즈오카현의 참치잡이 어선 '제5 후쿠류마루'호가 비키니 환초 부근에서 '죽음의 재'를 뒤집어쓴 1954년 3월부터 그해 말까지 연 1천 척의 어선이 주변 해역에서 조업했습니다.
이 가운데 연 270척이 고치 지역의 배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5 후쿠류마루는 핵실험에서 나온 재가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승무원 23명과 선체에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제5 후쿠류마루 선원들의 피폭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한 어선의 선원들에 대해 방사선량 검사 등 피폭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소장에서 미국과 일본이 정치적 타협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 전에 실시된 조사에서 연 556척의 어선이 피폭된 것으로 파악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2014년 시민단체가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고의로 자료를 은폐했다"면서 "옛 선원들의 정신적 타격과 분노는 필설로 다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원폭·수폭 실험에 따른 피폭을 가리키는 이른바 '비키니 사건'과 관련해, 제5 후쿠류마루 이외의 다른 어선 선원에게서도 높은 방사선량이 검출됐다는 당시의 측정결과를 2014년 9월에 발표했습니다.
후생노동성은 작년 1월 당시 측정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연구반을 설치했으며 이달 말 보고서가 나올 예정입니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소송에 대해 "소장을 보지 않아서 아직 뭐라고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1946-58년에 걸쳐 태평양의 비키니 환초 등 마셜군도 일대에서 67차례에 걸쳐 원폭과 수폭 실험을 했습니다.
특히 54년 3~5월에는 6차례에 걸쳐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해 3월 수폭 실험 때 제5 후쿠류마루가 피폭한 사실이 밝혀졌으나 이듬해인 1955년 1월 미국 정부가 '위로금' 명목으로 200만 달러를 일본 정부에 지불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비키니섬 수소탄실험 일본 피해자들 정부 상대 손배소 제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