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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주 공화 1인자와 '담판'…내분 봉합-확전 기로

트럼프, 라이언 하원의장과 공통분모 거의 없어…

오는 12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회동에 미국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공화당 1인자'와 '사실상의 대선후보'가 만난다는 상징성 자체도 크지만 그보다도 트럼프 지지를 둘러싸고 당의 내분이 격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로 대척점에 서있는 두 사람이 '담판'을 짓는 자리라는 점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이 과연 대승적으로 의기투합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당내 갈등이 봉합되느냐, 아니면 반대로 확전되느냐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주류 대표로서 당을 이끄는 라이언 의장과 '아웃사이더'로서 본선 티켓을 거머쥔 트럼프 간에는 거의 공통분모가 없는 점이다. 민주당의 본선 맞상대가 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집권을 저지하자는 것 외에는 노선과 정책 성향의 차이가 너무 크다.

그만큼 접점 찾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갈등의 골만 더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기싸움 치열…11월 놓고 '동상이몽'

이번 회동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각은 근본적으로 엇갈린다.

트럼프로서는 당 주류를 심판하는 당심(黨心)을 등에 업고 사실상의 대선후보가 된 만큼 당 주류가 자신 앞에 굴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을 이끄는 라이언 의장으로서는 대선 못지 않게 그와 동시에 치러지는 상·하원 의원선거가 중요하다. 파격과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의 아웃사이더 정치로는 표를 얻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트럼프가 경선 과정에서 '소외'시킨 여성과 소수인종의 표심을 되찾지 않고는 대선은 물론 의회권력까지 잃어버리는 '공멸'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라이언 의장이 지난 5일 "아직 지지할 수 없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회동을 앞두고 양측의 기싸움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라이언 의장은 6일 회동 사실을 언론에 발표하면서 "공화당의 원칙과 올해 11월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들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트럼프를 압박했다.

이에 트럼프는 곧바로 내놓은 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나에게 표를 던져 거의 모든 주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라며 "회동이 성공할지 말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너무나 다른 정책노선…공통분모 찾을까

두 사람의 정책 노선은 주류와 아웃사이더라는 정치적 입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재정과 이민, 복지, 무역, 외교에 이르기까지 선명한 대립각이 그려진다.

재정 정책부터 다르다. 주류인 라이언 의장은 국방부와 국내 일부 기관들의 예산에 대한 자동삭감(시퀘스터)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재정 건전선의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며 이에 반대한다.

이민 정책도 확연히 차별화된다.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금지'를 주장했을 때 라이언 의장은 "종교의 자유는 헌법적 정신"이라고 적극 반대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내 불법 체류자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역정책은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영역이다. 자유무역을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라이언 의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는 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입장과는 배치된다.

사회복지 정책을 놓고도 시각이 다르다. 라이언 의장을 비롯한 주류는 사회보장제도와 노인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에 대한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라이언 의장은 낙태옹호단체인 가족계획연맹이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낙태에 반대하고 있지만 여성들을 위한 단체라는 점에서 연방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외정책 기조도 상반된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신 고립주의적 기조를 보이는데 반해 라이언 의장은 대외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가 동맹들에게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라고 압박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 틈새 벌어지는 공화당

당 주류는 대체로 트럼프에 '견제구'를 던지는 라이언 의장에 동조하고 있다.

당의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6일 트럼프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마이크 쉴즈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비서실장은 "라이언 의장은 당 지도부가 해야할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며 "우리는 트럼프가 의회선거에 미칠 영향으로부터 보호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을 고려하며 트럼프에 줄을 서고 라이언 의장을 공격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루 발레타(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이제 공화당 유권자들은 이번 경선에서 크고 분명하게 말했다"며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대선후보를 어렵게 만드는게 그의 역할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밋 롬니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왔던 라이언 의장이 2020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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