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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인연의 기록, 가슴 울리는 '실연 박물관'

<앵커>

이별의 기록을 담은 박물관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남녀 사이 뿐 아니라 끝이 난 인연들을 전시하고 있는 '실연 박물관'인데요, 조지현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군대 간 남자 친구를 크리스마스에 면회 갔던 양구행 버스 표, 결혼하면 이렇게 살자며 만들었던 가구 미니어처. 이런 연인들의 이별만이 아닙니다.

7년 전 세상을 뜬 남편이 타던 자동차, 요절한 아들의 스피커처럼 차마 버릴 수 없던 물건들과, 대회 우승만을 바라보며 많은 걸 포기했던 과거의 나 자신, 수험생 시절 지긋지긋했던 수학 교재까지, '실연에 관한 박물관'의 전시품은 세상의 모든 끝난 관계, 이별의 기록들입니다.

[드라젠 그루비시치 : 과거를 파괴해버리지 않고 어딘가에 보관해 두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죠.]

10년 전, 크로아티아의 두 예술가가 사귀다 헤어지면서,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한 게 작은 시작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사연 속에서 나의 이별을 발견하고 공감했습니다.

수십 개 나라에서 3천여 명이 익명으로 물품을 기증했고 전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링카 비스티카 : 기증자들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들의 사랑과 상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연에 대한 박물관'은 그래서 연인이 아닌, 인연의 기록이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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