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최고 영화제를 지향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 고위 간부들이 업무상 횡령과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혐의는 재판을 거쳐야 최종 확정되지만, 검찰 수사로 드러난 부산국제영화제의 중개 수수료 지급의 구조적 비리와 일부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자금은 112억원 정도다.
국비가 8억원, 시비가 60억원, 기업 협찬금이 약 35억원, 입장료 수입이 9억원 등이었다.
그중 기업 협찬금은 사용처가 특별히 지정되어 있지 않다.
영화제 집행위 내부 결정으로 인건비, 관리비, 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영화제 측은 기업 협찬금을 유치해오는 개인이나 업체에 중개 수수료를 지급한다.
첫해에는 협찬금액의 20%, 다음 해에는 15%, 세 번째 해에는 10%를 준다.
협찬 중개 수수료를 지급하려면 먼저 협찬 중개계약을 맺어야 한다.
계약서에는 중개인이 실제 중개활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개활동 중에는 활동상황을 주 1회 보고하고 중개활동이 끝나면 세부 활동내용을 담은 종합 보고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영화제 측은 중개인으로부터 이런 보고서를 전혀 받지 않고 막연히 중개활동을 했다는 중개인 말만 듣고 수천만원에 이르는 중개 수수료를 지급했다.
영화제 내부에선 이런 비리를 감시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구조적 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영화제 일부 임원들은 이런 점을 노리고 거짓 협찬 중개인을 내세워 그 사람에게 지급된 중개 수수료를 되돌려 받아 영화제 자금을 착복해 개인 용도에 썼다.
차명계좌가 동원됐고 사적인 용도로 영화제 협찬금을 빼돌려 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면서 기업체가 내놓은 돈 중 일부가 영화제 임원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영화제 개최 전 어느 기업이 얼마나 협찬금을 내놓는지 현황정보를 꿰찬 일부 임원들이 해당 기업을 상대로 협찬 중개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거짓 중개인을 내세워 협찬 중개계약을 맺게 하고 거짓 중개인에게 지급된 중개 수수료를 되돌려 받았다.
부산의 시민단체협의회 간부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
2013년에는 영화제 감사로 재직하면서도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
자신이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것을 걱정해 거짓 중개업체를 내세웠다.
검찰 수사결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콘텐츠사업을 하는 A 업체의 손실을 보전해 줄 아무런 의무가 없고, 협찬금 중개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중개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 중개계약 기안문에 최종 결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문화예술진흥기금에서 2천750만원이 빠져나갔다.
특히 영화제가 끝나 결산단계여서 중개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는 시점에 허위 중개계약 기안문에 결재했고, 사무국장은 이 전 집행위원장의 결재를 받은 날짜를 3개월 이상 앞당겨 문건을 조작했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부산시에 통보할 예정이다.
영화제 감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거짓 협찬 중개계약을 체결한 중개업체나 개인에게는 중개 업무를 제한하도록 하는 등 영화제 자금이 투명하고 건전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로 드러난 부산영화제 중개수수료 구조적 비리
일부 임원들, 허위 중개계약으로 거액 수수료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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