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왕처럼 읽고 듣는다…엄숙함 벗은 고궁의 '변신'

<앵커>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전각마다 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고궁들이 이제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문을 활짝 열고 당대 군왕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제국 황실의 정궁이었던 덕수궁 석조전에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1918년 고종의 생일에 이곳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김영환의 축하 연주회를 100년 만에 되살렸습니다.

[김세희/관객 : 역사가 숨 쉬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음악회 그런 느낌이랄까?]

고종이 즐겨 들었다는 몽금포 타령의 구슬픈 멜로디가 암울했던 구한말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송세진/피아니스트 : 고종께서 굉장히 근심이 많으실 때 이 곡을 들으셨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더라고요.]

인터넷 예약이 순식간에 동날 만큼 덕수궁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종의 왕실 서재도 곳곳에 걸렸던 출입금지 푯말을 모두 치우고 작은 도서관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고종이 당시 신문물 수용을 위해 수입한 4만 권의 서적을 비치했던 곳이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된 겁니다.

[정정남/경기대 건축학과 연구교수 : 건축 문화재는 미술품과 달리, 사람들이 들어가 숨 쉬고 활용해야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고, 또 유지 보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문화재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문화 체험의 산 현장으로 고궁이 거듭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오세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