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와 미세먼지, 스모그는 서로 무엇이 다른가? 황사와 미세먼지를 비교하기도 하고, 미세먼지와 스모그를 비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치 같은 뜻인 것처럼 쓰이기도 한다.
우선 황사의 정의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 황하중류의 황토지역에서 저기압이 통과할 때 다량의 누런 먼지가 강한 바람이나 지형에 의해 만들어진 난류로 상층으로 불려 올라가 공중에 부유하거나 이 먼지가 장거리 수송 도중 지표에 서서히 낙하하는 먼지 또는 현상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기상청). 중국과 몽골에서 공중으로 흙먼지가 떠오르는 현상 또는 그 흙먼지가 한반도로 날아오는 현상이나 날아온 흙먼지를 황사라 하는 것이다.
반면에 미세먼지는 <지름 10㎛(1㎛는 1백만 분의 1m) 이하인 먼지를 말하며, 환경법령에서는 흔히 먼지의 직경을 의미하는 'PM10'으로 부른다>라고 환경부는 정의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특히 <사람의 폐포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특히 연소 작용에 의해 발생하므로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뤄져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작은 오염물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스모그는 <대기오염 현상의 하나이다. smoke(연기)와 fog(안개)를 합친 말로 원래는 안개와 연기가 섞인 것 또는 안개가 연기로 더럽혀진 것을 말하지만, 지금은 안개에 관계없이 대기오염에 의해 도시의 공기가 더렵혀져서 눈앞이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고 기상청은 정의하고 있다.
물론 황사와 흔히 미세먼지라고 부르는 스모그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황사 발원지에서 떠오른 황사가 중간에 다른 것과 결합하지 않고 곧바로 한반도로 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공업지대나 도시를 통과하면서 오염물질이 섞여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황사가 불어올 때 한쪽에서는 중국발 스모그가 들어와 한반도에서 섞일 가능성도 있다.
미세먼지 농도의 단위는 세제곱미터당 마이크로그램으로(㎍/㎥), 공기 1세제곱미터에 들어 있는 지름 10㎛ 이하인 먼지의 총량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것이다. 먼지가 흙에서 나온 것인지 자동차 배기가스인지, 공장 굴뚝에서 나왔는지 따지지 않고 단순히 그 양만 말하는 것이다.
환경부에서 발표하는 미세먼지 예보는 농도를 기준으로 한다. ‘좋음’은 미세먼지 농도가 0~30㎍/㎥인 경우, ‘보통’은 농도가 31~80㎍/㎥인 경우, ‘나쁨’은 농도가 81~150㎍/㎥인 경우, 151㎍/㎥ 이상은 ‘매우 나쁨’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기 중에 미세먼지가 없는 날은 1년 365일 가운데 단 하루도 없다. 단지 농도가 높거나 낮을 뿐이다. 비가 와서 공기가 깨끗해진 날에는 농도가 1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연평균은 50㎍/㎥ 정도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연평균의 3배인 150㎍/㎥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경보는 1시간 평균 농도가 300㎍/㎥ 이상일 때 발령된다.
황사 특보는 황사가 발생해 한반도로 들어오고 그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황사 경보는 미세먼지 농도가 800㎍/㎥ 이상일 때 내려진다.
여기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황사특보도 미세먼지 농도를 기준으로 하지만 황사특보 기준이 미세먼지 특보 기준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황사의 미세먼지 농도가 400㎍/㎥ 미만일 때는 옅은 황사라 한다. 말 그대로 옅은 황사, 황사가 왔지만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옅은 황사라도 150㎍/㎥를 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기 마련이다. 특히 300㎍/㎥을 넘어설 경우는 미세먼지 경보도 내려진다. 옅은 황사에 미세먼지 경보, 조심을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황사는 흙먼지라 해롭다기 보다는 생활에 불편을 줄 뿐이지만 미세먼지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기준이 그렇게 정해졌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황사와 중국발 스모그가 같이 들어오는 요즘 얼마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시정(가시거리)이라는 말이 들어오면 좀 더 혼란스러워질 가능성도 있다. 시정은 <대기의 혼탁 정도를 나타내는 기상요소로서 지표면에서 정상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목표를 식별할 수 있는 최대 거리를 말한다.>(기상청). 맑은 날에는 시정이 20km를 넘어선다. 때문에 하늘상태와 시정을 보고 날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얘기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시정은 짧아진다. 미세먼지가 빛을 산란시켜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시정은 전적으로 미세먼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량 즉, 습도다. 미세먼지와 관계없이 아침에 안개가 짙게 끼면 수십 미터 앞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수증기는 시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해가 뜨면 안개가 걷히듯 기온이 올라가고 습도가 낮아지면 볼 수 있는 거리는 길어진다. 물론 안개가 많이 끼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가시거리는 짧아진다.
하지만 시정과 미세먼지 농도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시정이 미세먼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닌 만큼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라도 마치 맑은 날처럼 시정이 20km를 넘는 날도 있다. 미세먼지가 시정을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온이 올라가고 수증기가 적은 건조한 날 즉, 습도가 매우 낮은 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도 마치 맑은 날처럼 멀리까지 볼 수도 있다.
습도가 일정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같아도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에 따라 가시거리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입자의 면적이 크면 클수록 빛을 더 많이 산란시키게 되는데 전체 질량은 같아도 큰 황사 덩어리가 있을 때보다 작은 초미세먼지가 많을 때 전체 입자의 면적이 넓어져 빛을 더 많이 산란시키게 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같아도 황사가 나타날 때보다 초미세먼지가 많은 날이 시야가 더 뿌옇게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맑은 황사’라는 말이 나왔던 것도 미세먼지는 ‘나쁨’ 상태였지만 습도가 20% 아래로 떨어진 건조한 날씨에 입자가 큰 황사가 나타나면서 초미세먼지가 많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빛이 적게 산란돼 마치 화창한 날처럼 보인 것이다. 하늘이 맑을수록 미세먼지가 적을 가능성이 크지만 화창해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늘만 봐서는 미세먼지 농도를 다 알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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