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 유치장에 갇힌 남성이 유치장 안에서 흉기를, 그것도 일주일씩이나 갖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몸수색을 했을 텐데 대체 어디에 흉기를 숨겼던 걸까요?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1살 한 모 씨.
사건 발생 다음날 밭에 숨어 있다 검거됐지만, 경찰은 몸수색에서 흉기를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한 모 씨/검거 당시 : (흉기는 어디서 구했습니까?) 자살하려고 갖고 있었습니다.]
한 씨는 범행 과정에서 손을 다쳐 붕대를 감은 채 유치장에 입감됐습니다.
입감 전 몸 검색에서 금속탐지기가 울리자, 경찰이 이때도 몸을 뒤졌지만 라이터만 발견했을 뿐입니다.
팔에 감긴 붕대 속에 길이 23cm의 흉기를 숨기고 있을 거라곤 경찰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흉기를 유치장에 반입한 한 씨는 흉기를 모포 안에 감춰두고 함께 있던 피의자들에게 자랑까지 했습니다.
한 피의자가 유치장 관리인에 이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경찰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민문기/서울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 : 옆에 있던 유치인이 위협감이 느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변을 비관해서 자살하려고 흉기를 소지하고 들어왔다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담당자를 징계할 방침입니다.
살인 피의자가 검거 뒤에도 흉기를 가지고 유치장에 수감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허술한 조치로 또 다른 강력사건이 빚어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