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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 아이스하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벌써 역대 최고 성적…'톱 디비전'도 보인다!

[취재파일] 한국 아이스하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한국 아이스하키가 34년 만에 일본을 꺾자 국제 아이스하키 연맹도 이 사실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대서특필했습니다. '한국, 아시아 최강!' 이라는 너무나 자랑스러운 제목이 달렸습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선수 출신인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2016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3차전에서 숙적 일본을 3-0(3-0 0-0 0-0)으로 완파하고 일본전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김기성(왼쪽에서 세 번째)이 추가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34년 만에 엇갈린 희비!

우리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982년 세계선수권 일본과 첫 맞대결에서 25대 0 대패를 시작으로 한일전 공식 경기 1무 19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은 잡을 듯 잡을 듯 잡지 못했는데, 마침내 징크스를 털어냈습니다. 그것도 3대 0 완승... 기대는 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괍니다.

지난 10여 년간 끊임없는 투자와 훈련을 통해 세계랭킹이 10계단이나 급등한 대표팀(세계 23위)은 한일전 승리로 디비전 1 A그룹 잔류를 확정했고, 세계랭킹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 단 한 번도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친 적이 없던 일본은 이번 대회 3전 전패를 기록하며 그룹 B로의 강등을 걱정하게 됐습니다. 국제 아이스하키 연맹에 실린 기사 내용처럼 한일전 승리를 거둔 4월 26일은 한국 아이스하키 계의 국경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간판 수문장인 맷 달튼(30·안양 한라). 캐나다 출신의 달튼은 지난 3월 31일 법무부의 귀화 적격 심사를 통과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달튼은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전력 보강의 핵으로 평가받는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 승리의 주역

백지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22명의 선수, 모두가 승리의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중 조금 더 빛나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있습니다. 먼저 골리(골키퍼) 맷 달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세계선수권에 나선 달튼은 3경기 내내 엄청난 선방쇼를 펼쳤습니다. 강호 오스트리아와 첫 경기에서는 상대 슈팅 39개 가운데 36개를 막았습니다.

오스트리아가 우리보다 11개나 많은 슈팅을 날렸지만(슈팅수 39:28) 달튼의 선방 덕분에 우리는 연장전까지 가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달튼의 철벽 방어는 갈수록 견고해졌습니다. 4대 1 승리를 거둔 폴란드와 경기에서는 33개의 슈팅 중 무려 32개를 선방했고, 일본과 경기에서는 29개의 상대 슈팅을 모두 막아 34년 한풀이의 주역이 됐습니다.

또 다른 귀화 선수 스위프트의 득점 행진도 눈부십니다. 스위프트는 오스트리아전 선제골을 시작으로 폴란드전 해트트릭, 그리고 일본전 선제골까지 3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리며 확실한 해결사로 떠올랐습니다. 아시아리그 득점왕인 테스트위드가 무릎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스위프트의 득점포는 백지선 감독의 걱정을 확실하게 덜어냈습니다.

김기성과 김상욱 형제는 토종 해결사로 펄펄 날았습니다. 20여년 전 함께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3살 터울의 형제는 대표팀에서도 같은 조(1라인)에서 뛰며 찰떡 호흡을 뽐내는데,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3포인트씩 기록하며(형 김기성 1골 2어시스트, 동생 김상욱 2골 1어시스트) 한국 아이스하키 새 역사의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6일(한국시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2016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2부리그) 3차전 한국 대 일본의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한 대표팀 백지선 감독이 스태프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 벌써 역대 최고 성적…이제 목표는 톱 디비전이다! 

대표팀은 벌써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습니다. 대표팀이 디비전1 A그룹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13년에 기록한 2승입니다. 당시 2승 가운데 헝가리에 거둔 1승은 연장전 끝에 이겼기 때문에 2013년 대표팀의 승점은 5점이었습니다. (세계선수권에서 승점은 승리시 3점, 연장 승리시 2점, 연장 패배시 1점이 주어집니다.)

이번에는 단 3경기를 치르고도 모든 경기에서 승점을 따내 이미 7점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남은 상대는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입니다. 세계 10위권 대인 두 팀은(슬로베니아 14위, 이탈리아 16위)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리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8강까지 진출했던 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전력으로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승세를 탄 우리대표팀의 전력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하고 이탈리아를 꺾는다면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톱 디비전’ 진출의 꿈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디비전1 A그룹 1·2위 팀은 톱 디비전으로 승격됩니다.)

백지선 감독은 출국 전 SBS와 인터뷰에서 “Let's make a history!”를 외치며 역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백 감독의 말 그대로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상승세 이끄는 '빙판 형제'
▶'아이스하키' 골키퍼도 귀화…평창 향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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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 아이스하키, 34년 만의 한일전 승리-사상 최고 성적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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