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 가운데 부모와 함께 있지 않은 아동 3천 명을 영국에 받아들이자는 제안이 영국 의회에서 간발의 표차로 부결됐다.
25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하원에서 표결된 이 법안은 반대 294표, 찬성 276표로 부결됐다.
야당인 노동당의 난민태스크포스가 내무부에 의해 제출된 이민법안에 대한 수정안으로 발의한 이 법안은 아동 난민 출신의 원로 노동당 정치인 알프 더브스 경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표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더브스 경은 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에 영국 정부에 의해 지원된 '아동수송작전'에 의해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영국으로 탈출해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모면한 아동 난민 출신이다.
내무부는 이미 시리아 주변국들에 있는 난민캠프에서 지내는 고아들을 영국에 이주시키고 있다면서 유럽대륙에 들어온 시리아 난민 고아들을 데려오는 건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내무부 제임스 브로큰셔 부(副)장관은 의회에서 "시리아 부모들이 위험한 여정을 해야 하는 유럽대륙에 아동을 홀로 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정책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유엔난민기구(UNHCR)와 협력해 요르단, 레바논, 터키 등 시리아 인근 국가들의 난민캠프들에서 지내는 난민들 가운데 2만 명을 2020년까지 영국에 이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영국 정부는 유럽대륙에 이미 들어온 난민들을 받아들이면 목숨을 건 유럽행을 자극할 것이라며 중동에 있는 난민캠프에서 난민들을 직접 데려오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대륙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한 난민 가운데 난민 고아들은 약 9만5천 명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17개국을 거쳐 영국에 도착한 10대 시리아 아동 난민은 이날 의회 밖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더브스 경 등과 만나 "시리아 주변국들의 난민캠프에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있다면서 나처럼 유럽의 난민캠프에서 혼자 있는 아동들은 매우 취약하다. 이게 근본적 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럽땅 밟은 난민 고아 3천명 데려오자?"…英 의회서 법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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