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여야가 한 목소리로 산업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 강조하고 나서면서 해당 기업들도 빠르게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선업종에서는 현대중공업이 10% 이상의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밝혔고요. 지난주에는 한진해운도 본격 자율협약을 결정했습니다. 일단 이런 시작했다는 자체는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갈 길이 매우 멀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와 함께 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지난주 한진해운이 전격적으로 자율협약 결정했는데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 자율협약을 결정했는데요. 오늘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채권단이 그냥 받아줄지 아니면 현대상선처럼 조건을 붙일지 또 거부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인데요.
금요일날 함께 오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한다 이런 발표도 했었고요. 한진 해운 같은 경우에 최근 2년 정도에 많이 노력했습니다. 1조 7천억 정도 전용선 사업 부분 매각도 하고, 유상증자도 하고 그랬는데 역부족이었죠. 업황 자체가 워낙 안 좋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보이는데요. 참고로 한진 해운의 부채 규모가 5조 6천억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대상선도 자율협약을 신청했었죠. 그때는 조건부 자율협약이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현대상선 이야기 잠깐 해보면요. 지난달이었죠.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함께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었는데 짧게 정리를 해보면 용선료 인하를 하라, 사채권에 대한 조정을 해라, 라는 전제조건을 채권단이 먼저 내걸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조건과 아니면 이 진행상황이 잘 되지 않으면 자율협약을 할 수가 없다. 그 다음에 워크아웃이라든가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현대상선은 지금 용선료를 좀 깎아 달라 인하 협상, 채무 조정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현정은 회장 같은 경우에는 300억 정도 사재 출연도 했고. 참고로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을 삽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현대증권을 매각해서 그 돈으로 재무구조 개선 해보겠다 이런 포석이 있었는데요. 현재 현대증권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일단 급한 불은 끈 것 같은데 그야말로 급한 불 끈 거고요. 앞으로 갈 길은 멀고. 현대상선 부채는 4조 8천억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기도 많군요. 용선료 인하가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지금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 달리 돈 나올 데도 만만치가 않고 산업은행이 자율협약을 받아줄까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참고로 자율협약이라는 게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결정하는데 100% 찬성이어야 자율협약을 받아줍니다. 게다가 현 상황이 선주들하고 용선료 협상이 쉽지가 않은 상황인데 참고로 잠깐 용선료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지금 우리 해운회사들이 맺은 용선료 계약이 지금처럼 업황이 안 좋으면 많이 깎아줬겠지만 이게 수년 전에 맺은 겁니다.
비쌀 수밖에 없는데 한진해운만 용선료 보면 운영 중인 배가 154척 정도 되는데 이중에 92척을 해외 선주한테 빌려 쓰고 있는데요. 올해 지불할 용선료 금액이 9,288억. 게다가 2021년까지가 5조 5천억이 넘거든요. 채권단 입장에서는 앞서 현대상선도 그렇고 이번 한진해운도 용선료만이라도 깎아보자, 계속 들어가는 비용이니까.
제 생각에는 오늘 한진해운이 채권 자율협약 신청을 하게 되면 채권단이 이런저런 조건을 둘 것 같은데요. 조양호 일가 사재 출연이라든가 전제 조건을 둘 것 같은데 최악에는 법정관리 이런 쪽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정관리 쪽으로. 잠깐만 용어 정리를 해보면요. 자율협약, 법정관리 어떤 차이점이 있는 건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뉴스 보시면 청취자 여러분들도 항상 관용어구처럼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이게 잘 안 되면 법정관리를 가야 한다 이런 내용을 볼 수 있을 텐데요. 자율협약이라는 건 말 그대로 채권단들과 채무 회사 해당 기업이 자율적으로 협약을 맺는 겁니다.
그러니까 채권단이 이러이러하게 고쳐라. 그 대신 조건을 걸어주는데요. 자율협약을 맺게 되면 채권단이 원금과 이자 3개월 그 이상을 안 받고 유예를 합니다. 유예를 하게 해주고. 또 경우에 따라서 들고 있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큰 틀에서 해당 회사에 채무 재조정을 하는 자율적인 과정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줘요. 이건 해당회사 입장에서는 꽤 좋은 거 아닌가요. 빚을 투자로 바꾸는 거잖아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율협약이 기업 재무구조조정에서는 가장 유하다, 온화한 조치다 볼 수 있고요. 법정관리와 달리 자율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렇다고 자율협약이 무조건 좋은 거냐.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채권단이 추가 자산 매각 이것저것 더 팔아라. 또 오너가 있으면 오너 일가에 돈 내놔라. 대규모 감자도 하고 아무 때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지는 않고요. 감자도 하고 실사도 하고 그다음에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센 구조조정이다 라고 한다면 법정관리인데요. 왜 이름이 법정관리냐. 채권자, 채무자, 채무 기업이 아무리 해봐도 잘 안 될 때. 우리가 보통 우리도 민사로 잘 안 될 때 사적으로 잘 안 될 때 어떻게 합니까. 법원으로 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법정관리라는 건 법원의 도움을 받는 거다. 그러니까 법원으로 가면 법원에 파견하는 관리인이 나와서 경영도 하고 이렇게 되는 건데요.
일단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법정관리는 법으로 가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융통성이 부족하다. 그냥 법대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정관리에 돌입해서 재무구조 개선을 펼치다 보면 실은 부도라든가 청산이라든가 이런 쪽으로 갈 가능성이 훨씬 더 자율협약보다는 커지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해운업 구조조정 관련해서는 이렇게 자율협약으로 시간 끌지 말고 바로 법정관리로 가서 M&A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의견도 나오던데요. 어떻습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당초 시장에서 들리는 얘기 당국 쪽에서 들리는 얘기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합병을 하자. 합병을 통해서 해법을 찾자 이런 내용들이 오고갔던 것 같은데요. 합병하려면 지금처럼 자율협약 이런 거 말고 바로 양사를 법정관리로 들어간 다음에 속전속결로 합병시키고 이렇게 하자 라는 주장도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또 그럴 수가 없는 게 해운업 같은 경우에 특수성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해운동맹이라는 건데요.
▷ 한수진/사회자:
해운동맹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네. 해운동맹. 전 세계 해운업은 각 선사가 보유한 선박이라든가 항로라든가 이런 걸 공유하는 그룹이 있어요. 현재 글로벌로 보면 4개의 얼라이언스. 연합체라고 하는데 2M, G6, Ocean Three, CKYHE 이런 4개의 해운동맹 카르텔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고요. 딱 잡고 있거든요. 현대상선은 G6에 있고 한진해운은 CKYHE 소속인데. 법정관리로 가면 뭐가 문제냐 하면 바로 이 얼라이언스에서 바로 탈퇴가 돼버립니다.
그러면 정부는 그런 다음에 두 개를 합치자, 합병해서 다시 4개 해운동맹 중에 하나로 들어가자 라고 계획할 수 있을 텐데 이게 안 됩니다. 퇴출되면 이것들이 안 받아줘요. 그렇게 되면 뭐가 문제냐 하면 해운업은 이 얼라이언스 못 들어가면 영업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바로 법정관리로 보낼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도 들은 얘기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합병했을 때 시너지도 별로 없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이건 어떻습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당초 합병 얘기가 나왔을 때 왜 굳이 두 개 다 회사를 살리려는 조건으로 합병하느냐. 합병할 때 두 회사를 보면 해운노선도 많이 겹치고요. 적용하는 운임 원가 방식도 제각각이니까 합병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도 없고 절차도 복잡하다.
그러니까 개별적으로 따로따로해서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또 합병이라는 게 어느 정도 충격을 줄이려고 하는 해법인 것 같은데 구조조정이라는 자체가 하고 나서 경쟁력 확보하려고 하는 건데 과연 합병이라는 해법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냐. 여기에는 의문이 든다 그런 지적도 한편에서는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을 듣다 보니까 정부도 답답할 것 같습니다. 해운업 같은 경우는 시장 논리뿐 아니라 해운사 동맹도 고려해야 하는 거고요. 이러다가 왕따 당하면 차후 경기가 살 때 우리는 오히려 기회를 놓칠 수 있고 말이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이게 주기를 타니까 당장 지금뿐 아니라 3년 후, 4년 후 봐야 한다 이런 건데요. 분명히 또 한편에서 우리 해운업 아예 다 포기하자, 중국이 더 잘한다, 부실 쌓이기 전에 그만하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국적 선사가 없을 경우에 해운업이라는 게 어쨌든 배로 운반하는 거 아닙니까.
외국 선사 얼라이언스들이 우리한테 높은 운임을 요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일단 해운업 구조조정에 있어서 제 생각은 바로 큰 그림을 확정하고 이거다 밀어붙이지 말고 밑에서부터 작은 그림부터 하나씩 확인하자.
그래서 현대상선, 한진해운 하나씩 하나씩 자구책으로 어디까지 재무구조 좋아질 수 있는지 보기도 하고요. 또 이 과정에서 둘 다 살리면 좋고 또 합병 시나리오도 생각해보고 그 다음에는 마지막으로는 한 개만 한 개 해운사만 살린다 이런 모든 시나리오까지 다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밑에서 가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해보고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은 구조조정 해운업뿐만 아니라 앞으로 여러 업종에서 할 텐데 여론이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벌써 나오는 얘기가 이렇게 하다 보면 결국 직원들만 인력 구조조정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왜 열심히 일한 직원만 자르냐. 그동안 경영했던 오너 일가라든가 왜 책임 안 지냐. 쏙 빠지면 다냐. 이런 반감이 분명히 있거든요. 게다가 지분 매각을 했다, 사전에 오너 일가가 이런 문제도 앞으로 제기되고 그러는 것 같은데 이게 해법 정하고 나서 마지막 구조조정 할 때는 100% 우리들 세금 국민 세금 들어가서 부채 메워주고 해줍니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반감들이 심하겠습니까. 그래서 앞으로 이런 과정에 최대 경영자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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