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정임 / 진행자
자호공스를 뽑아주셨는데 무슨 중국어 같기도 하고 이게 뭘까요? 어떤 사연이 있는 단어인가요?
▶ 유종일 / KDI 교수
제 나름의 교육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길렀는데 그게 한국 교육시스템하고는 너무 안 맞아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자호공스라는 건 이런 거예요. 아이들 교육할 때 자존심 잘 키워주고 지켜주고 호기심 키워 주면 교육은 그걸로 다 된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다.
▷ 제정임 / 진행자
자존심, 호기심 키워 주면 공부는 스스로 한다. 그걸 따서 자호공스 이렇게 하셨군요.
▶ 유종일 / KDI 교수
자존심을 지켜준다는 건 다른 게 아니고 어린 아이들이라도 다 나름대로의 욕망이 있고 놀고 싶은 욕망이 있고 있잖아요. 욕망이 있고 자기주관이 있는 거거든요. 그걸 존중해 주고 부모가 "야, 이건 너를 위해서 하는 거니까 말 들어" 이것이 안 된다는 거죠. 사람은 누구나 굉장한 호기심이 있어요. 지금 뭐 우주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그러는데 그거 연구해서 뭐 할 겁니까? 그래도 호기심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 키워보면 호기심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아무리 얘기를 해줘도 또 물어보고. 그 호기심을 다 죽여 버리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호기심을 키워주고 물을 주자. 그 호기심을 어떻게 죽이냐? 자존심, 호기심을 죽이는 게 시험이거든요. 내가 궁금한 걸 공부하게 하는 게 아니고 딱 정해놓고 이런 거 공부해. 그걸 점수를 내서 1등 하면 기분 좋지만 아니면 계속 이걸 서열화해서 그러니까 시험보고 나면 스트레스 받고 자존심 상하고 공부에 관한 호기심이 딱 떨어지는. 그래서 저는 시험에 절대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애들을 키우다 보니까 사교육 멀리하고 하니까 학교랑 잘 안 맞죠.
저희 큰아이가 아들인데 처음 시험을 봤을 때 42점을 받았어요. 100점 만점에 참 놀라운 점수죠. 저도 안 놀란 건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아이한테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사실은 한 마디 했어요. "점수 잘 받을 필요야 없겠지만 42점은 참 독특한 점수다" 그랬더니 그 애가 "40점짜리도 하나 있어" 그러더라고요. 꼴찌는 아니었다 이건데 학교라고 하는 것이 나이가 올라갈수록 점점 시험 위주고 억압적이고 주입식이고 이렇게 되다 보니까 도저히 못 견디게 된 거죠. 고등학교 1학년 땐 두발규제 가지고 투사가 되어서 싸우고 그러더니 결국은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묵살되고 하면서 자퇴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 제정임 / 진행자
큰 아드님인가요?
▶ 유종일 / KDI 교수
밑에 딸아이가 하나 있고요. 가슴이 총 맞은 것처럼 탱 하고 아프고 내가 여기서 "NO"하면 나는 꼰대다. 나는 얘의 친구가 되어야겠다. 아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역시 내 아들이구나, 장하다. 그런 학교 그만 두자. 아빠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서 무슨 선택을 하든 도와주겠다" 그렇게 했고 저는 그렇게 한 것이 정말 잘 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저하고 너무나 친하고 신뢰관계를 가진 저의 친구이고요. 그 뒤에 머리 신나게 기르고 허리까지 기르고 대학을 안 가고 음악을 하겠다고 음악적 재능도 없는데 그렇게 해 봐라 그렇게 키웠고. 그렇게 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경쟁력 있는, 이 세계화 시대에 진짜 실력, 무슨 어느 대학 나왔다 그걸 어디다 쓰겠습니까. 진짜 실력을 갖추는 길이다 그런 확신과 자신감이 있었죠.
▷ 제정임 / 진행자
그래서 그 아드님은 지금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추구하고 있나요?
▶ 유종일 / KDI 교수
지금 현재는 사실은 어린 시절에 제가 하고 싶었던 물리학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을 지금 하고 있는데 자기 하고 싶은 공부 학교에서 돈 받아가며 하니까 잘 된 거죠. 여기서 고등학교는 자퇴를 했지만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찾아서 열심히 추구하니까 지금은 정말 제대로 트랙에 들어섰군요.
☞ '제정임의 문답쇼 힘' 유종일 KDI 교수편 다시보기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