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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푸대접 받은 오바마…70년 우방 옛말

<앵커>

70년 우방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5년 전 '아랍의 봄' 때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를 막아달라는 사우디의 요구를 미국이 거절하며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사우디의 앙숙인 이란과 핵 합의를 미국이 타결하면서 불만이 극에 달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사우디가 IS를 상대로 한 대테러전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게 못마땅합니다. 이런 미묘한 시점에 사우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카이로에서 정규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리야드 공항에 내리는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하는 사람은 사우디 국왕도 왕위계승자도 아닌 리야드 주지사였습니다.

과거 방문 때엔 살만 국왕이 직접 영접했습니다.

당연히 해오던 국영 방송 생중계도 생략했습니다.

세계 최강국이자 70년 우방인 미국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푸대접'한 겁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오바마 대통령은 살만 국왕과 2시간 동안 만났습니다.

회담 결과는 양국 간 전통적인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짧은 성명이 전부였습니다.

수니파 종주인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은근히 편드는 미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껄끄러운 줄 알면서 오바마가 사우디를 찾은 건 테러와의 전쟁 때문입니다.

IS와의 테러전에 돈도 더 내고 병력도 더 지원해달라고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우디 반응은 싸늘합니다.

[투르키 알 파이잘/사우디 왕자 : 사우디가 미국에 어디까지 의지할 수 있는 지, 미국의 리더십에 얼마나 기댈 수 있는 지, 양국 관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가 급락으로 국고가 바닥난 사우디는 25년 만에 외국에서 100억 달러를 빌렸습니다.

국제 문제에 앞서 국내 경제부터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70년 우방,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서로 알면서도 어느 한 쪽 먼저 다가서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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