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공무원을 단죄하기 위해 도입한 징계부가금 제도가 시행 6년을 맞았지만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뇌물을 챙기고, 혈세를 빼돌린 공무원들에게 수뢰·횡령액의 최고 5배까지 물려 탐욕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제도 취지다.
하지만 재산을 빼돌린 뒤 '배 째라' 식으로 버티면 거둬들일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2010년 3월 징계부가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충북에서 죄질이 무거워 거액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된 공무원 중 제대로 납부한 경우는 거의 없다.
납부자 대부분은 소액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된 경우다.
징계 부가금 제도가 도입된 2010년 3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금품 비리에 연루돼 징계부가금을 물린 충북 전·현직 공무원은 총 32명이다.
횡령이나 뇌물 수수 비리에 연루된 자들이다.
이들에게 부과된 징계부가금은 총 40억2천253만원이다.
이들 중 29명이 징계부가금을 전액 납부했다.
그러나 납부한 금액은 고작 2억9천82만원이다.
1인당 평균 1천만원에 불과하다.
미납된 금액은 무려 37억3천171만원에 달하는데 고작 3명의 전직 공무원이 내지 않은 징계부가금이다.
영동군 공무원이었던 A(42)씨는 24억원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됐으나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그는 보건소 회계 업무를 담당하던 2010년 재횔치료센터 공사비와 의약품 구입비 9억8천만원을 횡령했다.
영동군은 징계부가금 제도가 도입된 2010년 3월 이후의 횡령액 8억원에 대해 3배인 24억원을 징계부가금으로 물렸다.
2010년 10∼12월 KT&G 소유 옛 청주 연초제조창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6억6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전 청주시청 공무원 B(54)씨에게 13억2천40만원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됐으나 한 푼도 징수하지 못했다.
음성군청 공무원으로 재직 당시 법인카드를 멋대로 쓰다가 파면된 C(61)씨 역시 1천131만원의 징계부가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본인 명의의 재산이 한 푼도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부과된 징계부가금 환수를 위해 재산을 조회했으나 압류할 금품을 찾지 못했다.
아파트 등 부동산은 다른 사람 명의로 돼 있고, 본인들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되는 돈이 전혀 없다.
통장 압류 조치를 해놨지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빼돌린 재산이 확인되거나 새로 취득하는 재산이 있으면 몰라도 현재로서는 징계부가금을 징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징계가 경미해 공직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소액 징계부가금 부과 대상자는 성실히 납부하지만 공무원 신분이 박탈된 '큰 손'들은 오히려 거액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되는 것에 대비하는 것 같다"며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배째라' 간 큰 비리 공무원들, 징계부가금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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