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트너링(합작)을 통해 구조적 혁신을 시작합니다. 조만간 한 건 한 건 알릴 내용이 나올 겁니다."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인 정철길 부회장은 '블라인드 슈팅(blind shooting·눈먼 투자)'을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 목표물이 과녁에 들어오면 주저하지 않고 쏘겠다는 과감한 전략으로 미래 에너지·화학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SK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영향을 덜 받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영업이익 3조~5조원대로 키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 자원개발,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기업가치는 15조원에 육박한다.
기업가치도 2018년까지 3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야심이다.
정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혁신에 대해 "어떤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보다도 빠르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에 5% 이상 널뛰기를 하는 유가와 환율 변동을 고려하면 스피드와 유연성을 갖추지 않고 에너지 기업이 살 길은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한 달에 한 번 하던 회의를 매주 하고, 주간 단위로 하던 업데이트는 매일하도록 체질을 바꿨다고 한다.
중국내 배터리 공장 증설을 비롯한 투자 확대와 인수합병(M&A)에 관해선 구체적 진척 사항을 내놓진 않았지만 올 한해 상당한 성과를 낼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중국 투자부분은 곧 발표가 나올 수 있다. 기존 방식대로 똑같이는 안 한다. 파트너링, 서플라이 체인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제조업종이 대부분 수익성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잔뜩 움츠러든 상황에서 독보적으로 '글로벌 확장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투자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정 부회장은 "8조원까지 치솟았던 순부채를 3조원 초반대로 줄여놓았는데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면서까지 투자에 매달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M&A와 조인트벤처(JV)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잠재적 가치(밸류 포텐셜)가 있는 기업을 사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진정한 투자의 목적"이라고 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LG화학, 삼성SDI가 한 발 앞선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그는 "국내 회사들이 참 잘하고 있다. 동반자 관계"라고 전제하면서도 "배터리 사업은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1km도 안 달린 셈"이라고 반문했다.
정 부회장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42.195km를 완주했을 때도 1위를 유지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고 덧붙였다.
북미 석유개발 사업은 이미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 있다면서 독립전문회사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석유화학 부문도 에틸렌, 프로자일렌 사업 수익성이 좋은 만큼 중국에서의 대규모 합작을 시사했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 상당한 자산 규모의 사업확대를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동남아를 넘어 아프리카까지 석유제품 수출을 광역화하기 위해선 글로벌 트레이딩 컴퍼니와의 네트워크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준 SK에너지 사장은 "수요처 근접성, 환경 이슈,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운영 효율성을 놓고 볼때 우리도 해외에서 게임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에너지·석유화학 분야의 글로벌 파트너링 과정에서 규모가 큰 '메가 딜'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나설 수 있다고 정 부회장은 부연했다.
지난해 매각과 기업공개(IPO) 이슈가 지속해서 제기됐던 SK루브리컨츠도 올해는 윤활유 사업에서 완제품 합작 협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은 "완제품으로 가면 더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해지고 M&A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