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태어났으나 남성 정체성을 가진 학생에 대해 미국 법원이 학교 내에서 원하는 대로 남성 화장실을 써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19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의 제4연방고등법원은 트랜스젠더 고등학생 개빈 그림이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학생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그림의 남성 화장실 사용을 금지한 학교 측의 방침이 연방 기금을 받는 학교에서는 성차별을 할 수 없도록 한 연방법 '타이틀 Ⅸ'을 위반했다며 1심 법원의 판결을 뒤집었다.
판결이 나오자 그림은 "마음이 놓이고, 정당성을 입증받은 기분"이라며 "오늘 판결로 나의 투쟁이 다른 아이들이 교내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전했다.
타이틀 Ⅸ을 근거로 화장실 선택권을 보장한 첫 판결인 이번 법원의 판단은 최근 노스캐롤라이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 번진 트랜스젠더 화장실 논란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팻 매크로리(공화) 주지사는 태어날 때의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서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안에 서명했고, 이를 계기로 트랜스젠더가 어떤 화장실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붙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법안 통과 이후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오면서 페이팔 등 IT기업이 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한 거액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링고 스타가 공연을 취소하는 등 역풍도 잇따랐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번 판결이 나온 제4연방고등법원이 관할하는 5개 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판결에 따른 정책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미국시민자유연맹과 동성애인권단체 램다 리걸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법이 트랜스젠더 학생을 차별하고 그들에게 잘못된 화장실 사용을 강요함으로써 타이틀 Ⅸ을 위반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노스캐롤라이나의 이 비열한 법안은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고 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노스캐롤라이나 중·고등학교가 받는 연방 기금 수십억 달러를 위태롭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매크로리 주지사는 "이번 판결은 사회규범에 있어 아주 큰 변화"라며 판결을 좀 더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美법원 "트랜스젠더 학생,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 갈 수 있다"
"트랜스젠더 화장실 선택권 제한은 학교내 차별금지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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