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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한불 교류의 징검다리, 플뢰르 펠르랭 前 장관

<앵커>

한국인 입양아로 프랑스 최초의 아시아계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장관 퇴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주 방한했습니다. 제가 만나고 왔는데요, 함께 보시죠.

한국에 다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이신데 장관직을 그만두시고서는 첫 방문이시죠. 이번 방문의 특별한 목적은 뭔가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이번에 저는 광명시장님이 아름다운 '라스코벽화 국제 전시' 개막식이라는 좋은 자리에 함께 해달라고 초청하셔서 친구 자격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도서벽지나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젝트라서 이번 방문이 더 뜻깊고,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초대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광명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를 비롯해서 광명시 홍보대사도 하시고 또 도서벽지 어린이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의 홍보대사까지 맡고 계시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저에게는 아주 뜻깊은 일인데요. 저는 문화부 장관으로서 장관직에 있었을 때도 문화는 엘리트들만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일을 문화민주화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태생에 관계없이 가정환경에 관계없이 모두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했습니다. 특권을 가진 아이들은 예술을 가질 수 있지만 저는 가난한 아이들도 예술을 발견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년 전에 오셨을 때 인터뷰한 것을 보니까 기회가 되면 가족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같이 오셨나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아뇨, 오늘 저와 함께 못 왔습니다. 프랑스는 지금 방학이 아니어서 함께 못 왔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가족과 함께 방문할 계획입니다. 제 딸이 12살이 되는데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빨리 한국을 알고 싶어 하거든요.]

한국은 대사님께서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버린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오실 때마다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굉장히 좋은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에 왔을 때 모든 한국 사람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친구처럼 대해줘서 놀랐습니다. 2010년에 왔을 때도 저를 알아보시고 선물을 주시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시고, 가족처럼 대해 주셔서 굉장히 친근한 느낌을 받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주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주변의 주목을 받고 성장을 하셨는데, 동양계 입양아로 성장하시면서 행복하게 자라셨다고는 하지만 정체성 문제 같은 걸로 좀 힘들었던 때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전혀 없으셨나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아뇨,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양부모님들께서는 저의 태생에 대해서 감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없이 안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인종차별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놀 때도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인종차별 때문에 고통받은 적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프랑스는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십니까?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프랑스는 열린 나라입니다. 그래서 수 세기 전부터 자유와 창조를 찾기를 원하는 수많은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프랑스를 찾습니다. 프랑스는 공동의 가치관과 추구하는 바가 같으면 누구나 다 프랑스 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시아계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프랑스 정부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것에 대해 아시아의 모든 사람들이 굉장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누구나 다 알다시피 저는 입양아 출신으로서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관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젊들이들, 특히 여성들 가운데는 장관님을 지성과 외모와 능력을 갖추신 완벽한 여인으로 동경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데요, 장점은 워낙 많으실 테니까 넘어가고 자신이 생각하는 단점은 무엇이고, 또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저는 스포츠를 전혀 못 합니다. 하려고 노력은 해 봤지만 관심이 안 생기네요. 그리고 제가 장관과 대통령 선거에도 참가하며 5년간 제 딸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스스로 엄마로서 자격이 있는지 자문할 때가 많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면 가족이 아닌 직업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프랑스 정신과 의사 마르셀 르포의 말 "좋은 부모는 만점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20점 만점에 11점 맞는 부모가 좋은 부모다"라는 말에 위안을 받곤 합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긴 합니다만, 지금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취업난,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그런 것들로 고통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플뢰르 펠르랭/프랑스 전 문화부장관, 라스코 벽화전 홍보대사 : 프랑스도 실업난이 심각합니다. 18~25세 사이 프랑스 젊은이들 가운데 4/1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젊은이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개발하고 자신의 능력을 찾으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오늘 바쁘신 일정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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