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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덜컹 멈춘 장애인 전동휠체어…충전 못 해 진땀

인천 지하철역 29곳에 급속 충전기 하나도 없어

가다가 덜컹 멈춘 장애인 전동휠체어…충전 못 해 진땀
"길을 가는데 갑자기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뇌병변장애 1급인 맹모(55)씨가 인천시 남구 만수동 집 바깥에 나설 때면 전동휠체어가 그의 발이 된다.

얼마 전 그는 휠체어를 타고 혼자 외출했다가 진땀을 흘렸다.

배터리가 다 된 전동휠체어가 갑자기 덜컹 멈춰 섰기 때문이다.

집까지 아직 2㎞가량 남았을 때였다.

휠체어를 충전하려면 전기 콘센트나 별도의 급속 충전기가 필요하지만 인근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약 400m 떨어진 전동보조기구 대리점까지 가서 휠체어를 충전해야 했다.

맹씨는 19일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땀이 뻘뻘 난다"며 "버스정류장이나 주요 역 등 시내 곳곳에 휠체어 충전기가 있다면 장애인들의 이동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인천에는 3월 말 기준 장애인 13만4천386명이 살고 있지만 이들의 이동을 돕는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각 구청이나 장애인복지관에 자체적으로 급속 충전기를 설치한 곳도 있지만 정확한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계양∼국제업무지구역에 이르는 인천 지하철 29개 역에도 전동 휠체어·스쿠터 급속 충전 시설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급속 충전기는 전동 휠체어를 약 1∼2시간 만에 모두 충전할 수 있어 휠체어 이용 시간이 긴 장애인들에게는 필수적이다.

일반 충전기는 휠체어를 모두 충전하는 데 약 8시간이 걸린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역사 곳곳에 전기 콘센트가 있기는 하지만 전동 휠체어충전용은 아니고 시설 유지나 보수 용도"라고 말했다.

이러한 까닭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외출 시간이 조금만 길어지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전동 휠체어를 완전히 충전하면 기종과 배터리에 따라 약 30∼40㎞ 거리를 갈 수 있지만 매일 100% 충전하긴 어렵다.

게다가 배터리는 소모품이어서 쓸수록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

밖에서 휠체어가 갑자기 멈추면 활동 보조인이 있어도 마땅한 이동 방법이 없다.

휠체어 한 대가 70∼80㎏에 달해 혼자 힘으로는 들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 지하철에 있는 이동 편의시설은 엘리베이터 82대, 에스컬레이터 200대가 전부다.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김성동(55) 씨는 "필통 2개 정도 크기의 충전기를 갖고 다니다가 콘센트가 보이면 충전한다"며 "휠체어가 갑자기 방전될 때면 콘센트가 있는 경찰서 민원실이나 지하철 통로에 서서 충전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현재로썬 기초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편의시설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 급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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