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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보안구역서 '찰칵'…허술한 관리

<앵커>

올해 초 중국인과 베트남인이 인천공항과 인천항에서 밀입국하는 사건이 있었죠. 또 외국에선 벨기에에서 공항테러가 발생해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공항과 같은 국가 시설에 대해 지난달 최고등급의 보안상태를 유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국가 기간시설인 인천공항에선 이런 정부의 발표가 무색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인천공항 보안구역'을 검색해 봤습니다.

보안검색대와 출국심사대, 입국장 등 승객들이 찍은 각종 사진이 나옵니다.

하지만, 모두 보안구역 내 시설물로 사전승인 없인 촬영이 금지된 곳들입니다.

보안구역 관리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일반승객과 똑같이 항공권을 구매한 뒤 카메라를 들고 출국장 안에 들어가 봤습니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보안검색대와 출입국심사장을 찍어도 말리거나 제지하는 직원이 전혀 없습니다.

'촬영금지' 표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천공항 직원 : 보안직원들이나 보안규정을 규제하고 통제해야 하는 직원들조차도 어디서 촬영할 수 있거나 못 하는지를 모를 거예요.]

면세구역을 지난 뒤 출국심사대, 활주로, 탑승구 어느 곳을 찍어도 역시 무방비였습니다.

이곳은 환승 구역으로 촬영이 제한되지만, 촬영을 할 수 없다는 표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관리가 허술하다 보니, 일부 공항직원들이 수화물 운반시설과 입국거부자 대기실까지 무단촬영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전직 인천공항 의전요원 : 중요인사 의전할 때 통제구역을 드나들며, 직원들이 따라다니며 찍었던 사진들을 인터넷에 너무 쉽게 올리죠.]

촬영 가능구역과 보안구역을 엄격히 나눠 관리하는 외국공항과는 대조적입니다.

[싱가포르공항 관계자 : 보안구역을 24시간 감시하고, 승객들이 보안구역에선 촬영하지 못하게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인천공항은 개항 이후 지금까지 단 9건의 보안구역 무단촬영 사례만을 잡았을 뿐입니다.

[최병대/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 보안이 필요한 구역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서 승객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공항이 적극적으로 승객들에게 홍보도 해야 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인천공항은 뒤늦게 보안구역 관리와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2차례 밀입국 사태를 겪은 인천공항,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단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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