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리조나 주 동쪽에 위치한 '화이트 산'에서 72세 앤 채런 로저스 할머니가 나뭇가지와 돌을 이용해 만든 "help" 사인 (사진=AP)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미국 할머니가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활용해 '도와달라'(HELP)라는 문구를 지혜롭게 남긴 덕분에 조난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앤 채런 로저스(72)는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사는 손주들을 보려고 운전하고 가다가 화이트 리버 인디언 보호구역의 캐니언 크리크 지역의 숲에서 타고 가던 하이브리드 승용차의 연료가 다 떨어지고 전원마저 나가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로저스 할머니는 동행한 애완견 퀴니와 함께 차에서 내려 도움을 구하고자 무작정 숲 속을 걷기 시작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도와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연못물을 마시고 식물로 허기를 채우다가 "여기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로저스 할머니는 소개했습니다.
하염없이 숲 속과 협곡을 걷던 로저스 할머니는 조난 사흘째인 4월 3일, 공중에서 구조요원들이 볼 수 있도록 협곡 바닥에 나뭇가지와 돌멩이로 'HELP'라는 문구와 식량과 식수가 떨어져 협곡을 방황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할머니 구조에 나선 애리조나 주 공공안전국 소속 수색 요원들은 바로 이날 할머니의 차를 발견하고 수색에 속도를 내 이로부터 엿새 후인 4월 9일, '화이트 리버 사냥·낚시' 부서 소속 한 직원이 지역을 돌아다니던 로저스 할머니의 애완견 퀴니를 발견했습니다.
곧바로 공공안전국의 항공 구조 요원이 수색 중 'HELP'라는 단어를 찾아냈고 봉화대 옆에서 수색 헬리콥터에 구조 손짓을 하려던 로저스 할머니를 구조했습니다.
조난당한 지 9일 만이었습니다.
젊은 사람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숲 속에서 9일간이나 버틴 로저스 할머니는 곧바로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고 몸 상태가 좋다는 진단을 받고 퇴원했습니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로저스 할머니는 "나이 든 사람들은 남들만큼 뭔가를 잘할 수 없는 사람들로 여겨지는데, 나이가 들면서 터득한 지혜와 기억이 우리를 구할 수 있는 지식의 일부가 됐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뭇가지와 돌멩이로 '도와달라'는 글을 쓴 행동을 삶의 지혜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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