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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난민 해법과 별개로 표현의 자유 강조하고 싶어"

터키대통령 조롱한 독일 코미디언 처벌 요구에 에둘러 입장 피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2일(현지시간) 표현의 자유를 분명한 어조로 강조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제 강조한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기본법(헌법 격)에 근본가치들을 담고 있고, 그 중 5조는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들 가치는 난민 이슈를 포함해 터키 등 다른 나라와 함께 다루는 정치적 문제들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언은 터키 정부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조롱하고 풍자한 독일 코미디언 얀 뵈머만을 기소하라고 독일 정부에 요청하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슈테펜 자이버트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전달했으나, 터키 정부의 요구에 대한 수용 여부를 수일 안에 결론 내겠다는 말만 부각되면서 여론은 악화했다.

특히 메르켈 총리가 지난주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통화에서 뵈머만의 풍자를 "고의로 모욕을 준" 행위로 규정한 것이 알려지자 메르켈 총리가 터키에 난민 해법을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터키 정부의 부당한 요구에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었다.

나아가 메르켈 총리가 터키 정부의 요구를 받아주면 국내의 지지를 잃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터키 정부의 도움을 받는 게 쉽지 않게 되는 고약한 처지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는 터키 내에서 대통령 명예훼손 논란 등과 관련해 2천 건의 법적 다툼이 벌어진 상황이고 피고(인) 가운데는 예술인, 언론인, 학생, 학자, 만화가들이 포함돼 있다며 터키의 민주주의 후퇴를 전했다.

이에 따라 독일 내에서는 메르켈 정부에 터키가 난민 해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 국가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을 풍자하거나 조롱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번 논란 이전에도 독일의 지역 방송 프로그램인 엑스트라-3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론자유 억압과 민주화 시위 탄압을 비판하는 노래를 방송했다가 터키 정부의 항의를 받고 나서 온라인상에서 제거되고 다시는 방송되지 않았다.

뵈머만은 앞서 자신이 진행하는 제2 공영 ZDF TV의 심야 토크쇼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바보, 겁쟁이"라고 칭하고 아동 포르노를 보거나 염소, 양과 수간 하는 인물인 듯 묘사하는 시를 읊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독일 형법 103조는 외국 국가원수 등을 모독할 경우 정부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여 최장 3년, 특히 명예훼손이 인정되면 최장 5년 징역형에까지 처할 수 있게끔 규정하고 있다.

대연정 소수당인 사회민주당의 토마스 오퍼만 원내대표는 이날 "이 낡아빠진 조항을 없애버리겠다"면서 내부 논의를 거쳐 빠르면 이달 말 연방의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터키 정부의 요구를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 수 일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날 정부가 밝힌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이날 발언과 독일 국내 여론을 고려할 때 기소와 처벌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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