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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취준생의 '꿈의 직장'이 된 현대차?

[취재파일] 취준생의 '꿈의 직장'이 된 현대차?
그제 현대자동차 그룹의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인적성검사, HMAT 시험이 있었습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사람 대상이어서 예년보다 참가 대상자 숫자는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응시하겠다고 해놓고 안 온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이번에는 빈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시험 일정과 겹치지 않았거나, 심해지는 취업난 등의 이유가 크겠지만, 그래도 자동차 산업과 현대차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그만큼 커진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마침 연관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생 및 구직자 1천497명을 대상으로 '가장 입사하고 싶은 대기업'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현대차가 14.4%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조사 때의 6.3%보다 8.1%P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지난 7년 연속 1위였던 삼성전자가 14.1%로 2위로 밀려났습니다. 한국전력공사(5.5%)가 3위였고, 이어 CJ제일제당, LG화학, 기아자동차, 한국가스공사, 대한항공, 한국수력원자력, LG전자 등의 순이었습니다.

기업별로 입사하고 싶은 이유도 조사했는데, 현대차와 삼성전자, LG화학, 기아자동차, 대한항공을 택한 이들은 '높은 연봉'을 첫 번째로 꼽았다고 합니다. 특히 현대차는 높은 연봉(52.1%)에 이어 복리후생(10.7%), 정년 보장(8.4%) 등이 선호 이유 2, 3위에 올랐습니다.
 
현대차의 대졸 초임 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자료를 찾아봤더니 똑같이 ‘사람인’에서 조사한 게 있더군요. 지난해 기준으로 6천100만 원으로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현대차에 물어봤더니 따로 밝힐 수는 없지만 대략 비슷한 수준이라고 얘기합니다. 다른 회사를 보면 SK텔레콤이 4천821만 원, LG디스플레이 4천510만 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조사된 자료가 없는 듯했는데, 4천만 원대 후반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높은 초임 연봉에 대해 현대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회사가 국내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수 인력 확보다. 자동차 회사에서 뛰어난 기술 인력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다. 투자가 있어야지 인재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현대차의 생각은 정몽구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에 좋은 인력이 다 쏠리는 건 아니지만, 구직자가 여러 회사에 중복 합격하면 당연히 대우가 좋은 곳으로 가지 않겠느냐. 다만, 다른 대기업들도 인재에 대한 투자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예로 삼성전자의 경우 대부분의 사업 조직을 수원으로 모두 옮겼지만, R&D 센터는 서울(우면동)에 두었다고 합니다. 지방 근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인력 유출을 막자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현대차의 높은 임금이 오롯이 경영진의 판단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다라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현대차는 노조의 힘이 셉니다. 대리까지는 사무직, 생산직 할 것 없이 같은 노조원으로서,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비율을 똑같이 적용받습니다. 그동안 현대차 노사는 최근 몇 년간 4% 내외의 기본급 인상에 합의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들의 임금 또한 대체로 높아지는 구조라고 현대차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하청업체들입니다. 현대차의 성공은 하청업체의 협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현대차 임금이나 복지 수준은 아니지만 1차 하청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2차, 3차로 가면 상당수 업체가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 부품 생산 하청업체의 관리자는 “갑, 을, 병, 정으로 내려갈수록 임금은 30~50%씩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신차 개발하면 부품이 3천 개 정도 들어가는데, 부품 하나 수주하려고 5개 업체가 달려든다.

원청에서도 무조건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고 하는데 이렇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임금을 많이 줄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하듯 말했습니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또 높은 생산성과 뛰어난 실적에 따른 고임금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고용 및 이익공유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 이행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 점을 명심해야 현대차가 계속해서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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