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스터스 골프에서 예상 외의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2년 연속 우승이 유력했던 조던 스피스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멘 코너에서 어이없이 무너지면서, 잉글랜드의 대니 윌렛이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오거스타에서 김영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던 스피스는 전반에 4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5타 차 선두를 달려 경쟁자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11번 홀부터 이어지는 악명 높은 아멘 코너에 들어서면서 대이변이 벌어졌습니다.
11번 홀 보기에 이어 파 3, 12번 홀에서 참사를 겪었습니다.
티샷이 짧아 해저드에 빠지더니 세 번째 샷마저 뒤땅을 쳐 또 물에 빠뜨렸습니다.
그야말로 조던 스피스 답지 않은 샷을 연발하며 7타 만에 홀아웃해 한꺼번에 4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졌습니다.
이 틈에 소리 없이 5타를 줄인 대니 윌렛이 3타 차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영국 선수가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 1996년 닉 팔도 이후 20년 만입니다.
윌렛은 아내의 출산 때문에 출전을 포기하려다가 출산이 앞당겨지면서 겨우 나왔는데 대박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대니 윌렛/잉글랜드 : 제 아들이 일찍 세상에 나와준 덕분에 여기 올 수 있었습니다. 스피스가 이번에도 그린 재킷을 입을 수 있었는데 제가 운이 좋았습니다.]
파3, 16번 홀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하루에 홀인원 3개나 나오는 진풍경이 연출됐습니다.
이 가운데 우스트헤이즌의 홀인원은 동반자의 공을 맞은 뒤 홀에 들어가면서 갤러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반전과 명장면을 남기고 80회 마스터스는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