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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에 이상 징후?…지금 통일되는 분위기인가?

[취재파일] 북한에 이상 징후?…지금 통일되는 분위기인가?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작성 2016.04.12 08:38 수정 2016.04.12 14: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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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 사실이 공개된 이후, 북한에 이상 징후가 생긴듯한 느낌을 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성분 좋은 사람들만 나갈 수 있다는 해외 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북한 종업원들은 “북한 체제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어 탈북했다”고 증언했다 하고, 통일부 당국자는 “집단 탈북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의 대령급에 해당하는 북한군 고위간부가 망명하는가 하면, 북한 외교관도 망명대열에 동참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한반도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북한이 조만간 어떻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대북제재가 강력하게 진행되면서 이른바 북한의 급변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로만 보면 조만간 통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농담도 나온다.

● 정부, 이례적으로 탈북 사안 연이어 공개

하지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상황을 찬찬히 살펴보면, 갑자기 부각된 북한의 이상 징후가 정부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추겨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먼저,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 사례를 보자. 해외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북한 것은 물론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탈북자 입국 직후 정부가 이 사실을 공식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것은 최근 들어 보기 힘든 일이다. 그동안 탈북자 문제에 대해 정부는 로-키(언론 보도를 부각시키지 않는 방식)로 대응해왔고, 기자들의 확인 요청이 있어도 쉽사리 확인해주지 않던 것이 관례였다. 섣부른 공개가 북쪽 가족 등에게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조치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을 즉시 공개한 배경으로 “굉장히 이례적이고 상당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 내에서는 어차피 북한도 알게 될 사실인 만큼 북한이 사실을 왜곡해서 공개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공개하자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어떤 주장도 탈북자들의 인권을 깊게 생각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13명이나 집단탈북한 만큼 북한 당국이 인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이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선전할 경우 그 가족들에게 가해질 처벌이 더욱 강해지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의 효과이자 김정은 정권 불안정의 증거로 이들의 탈북 사례를 선전하고 있는 만큼, 화가 난 북한 정권이 이들 가족들을 시범케이스로 삼아 세게 처벌할 수도 있다.

10일 통일부와 외교부 당국자들이 갑자기 기자들을 상대로 대북제재의 효과에 대한 브리핑을 자처한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대북제재의 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던 정부가 불과 1주일 만에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 등이 사회동요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이 일부 보이고 있다”며 제재의 효과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또, 정부는 이날 해외에서 입국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증언 내용까지 공개했다. 합동심문 과정에 있는 탈북자에 관한 내용은 일체 공개하지 않던 그동안의 태도와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것이다.

11일 북한 정찰총국 북한군 대좌(우리의 대령급)와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 사실을 확인한 방식도 이례적이다. 한 매체가 보도한 내용을 통일부과 국방부가 공식브리핑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확인한 것인데, 민감한 탈북 관련 사안을 공식브리핑 자리에서 확인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정부는 탈북 관련 질문이 나오더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 ‘탈북 사안 집중 공개’ 총선과 관련 있다는 의구심도

정부는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례적인 탈북 사안이 발생한 만큼 공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마치 급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그동안의 관례를 벗어나 탈북자 관련 정보를 쏟아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총선이 끝난 뒤 발표해도 늦지 않을 일을 총선 직전에 쏟아내는 것은 당연히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역대 최강의 대북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국면인 만큼, 지금이 북한의 변화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시점인 것은 맞다. 제재가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실제 상황이 어떻게 굴러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제재 한두 달만에 북한 상황이 심각하게 변해 김정은 정권이 결단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변화를 보다 신중하고 차분하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

대북정책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우리 민족의 장래라는 차원에서 사고돼야 하는 사안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북정책이 국내정치와의 연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런 오해를 준 점 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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