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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 신문들의 1면은 어떤 광고로 채워지나?

[월드리포트] 일본 신문들의 1면은 어떤 광고로 채워지나?
SBS 도쿄지국에는 매일 아침 위 6종의 신문이 도착합니다. 전국에 배달되는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케이자이(이하 닛케이), 산케이 등 5종과 도쿄 지역신문인 '도쿄신문'입니다. 아침 7시10분쯤 출근해 이 신문들을 읽으며 업무를 시작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신문들도 독자수가 감소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단 주요 신문의 독자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조간 발행 부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순위 신문 발행부수
1 요미우리 914만
2 아사히 671만
3 마이니치 323만
4 닛케이 273만
5 산케이 160만

아사히 신문의 경우 7,8년 전만 해도 800만부 이상이었지만, 이제 671만부까지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른바 '요시다 오보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 모집에 참여했던 '요시다 세이지' 씨가 1982년 증언집을 발간하면서 제주도에서 여성 200여명을 인간 사냥하듯 강제로 연행했다고 폭로한 겁니다. 

아사히는 이를 토대로 1980,90년대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 기사들을 썼습니다. 그런데 2014년 아사히는 돌연 "요시다 씨의 증언내용을 재확인해보니 사실로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 관련 기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보도를 합니다. 일본 사회는 "아사히 기사 때문에 일본의 위안부 강제연행이 국제사회에 기정사실화됐다"며 아사히를 맹공했죠.

하지만, 여전히 아사히의 위상은 높습니다. 저는 집에서 아사히와 산케이를 받아 보는데요. 아래 보시는 것처럼 신문과 함께 들어오는 광고 전단지의 양이 전혀 다릅니다. 위 두 사진이 아사히, 그 아래가 산케이입니다.
집에 온 아사히 신문
아사히 신문 광고전단지
집에 온 산케이 신문
아사히의 영향력은 아직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사히가 요미우리 이상의 위상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인기 칼럼리스트와 명필 기자들이 많이 소속돼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동네 아사히 신문 배급소에 아래 광고지가 붙어 있더군요. 2014년 각 대학 입시 문제에 출제된 기사 수가 473건으로 전체 신문기사 문제의 51%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2위는 닛케이 18%, 3위는 요미우리 15%, 4위 마이니치 14%, 5위 산케이는 2%입니다. (요시다 오보 사건 직전 입시 상황입니다.)
아사히 신문배급소 광고

산케이 신문을 아시는 분들이 적지 않지만, 실제 독자수는 굉장히 적습니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우리나라와 북한, 그리고 국제정세와 관련된 기사들을 비중있게 다룹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가토 타츠야 산케이 전 서울지국장은 무죄 판결 이후 일본에 돌아와 사회부 편집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박근혜 정부와의 500일의 싸움-왜 나는 한국에게 이길 수 있었나?'라는 제목의 수기를 출간했고, 지난달에는 관련 강연도 했군요.(아래 사진 참고)
가토 산케이 전 서울지국장 강연기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9월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이른바 '안보법제'를 통과시킨 뒤 가장 먼저 산케이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일본 기자들도 '산케이랑?'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아베 총리가 보수매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물론 산케이가 주요 지상파 방송인 후지tv 그룹 산하지만, 발행부수를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는 겁니다. 

일본 신문을 읽고 있으면 역시 한국과 참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는 오늘(10일) 각 신문 1면 광고들입니다. 모두 책 광고입니다. 한국의 경우 출판시장이 위축돼 있어 책 광고의 단가가 낮습니다. 책 광고가 많은 신문은 광고 매출이 낮죠. 일본의 출판시장 규모도 2001년 우리돈 30조 원 이상에서 2014년 19조 원대로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국내 제약산업 전체 크기와 비슷합니다.
일본 신문들 1면 책광고
 광고하는 책들은 별별 내용이 다 있습니다. 아래 책 제목은 '재해 풍속녀'입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1주일만에 다시 문을 연 풍속점(우리의 유흥주점)이 있었다. 재해지역 풍속점 여성들을 5년간 취재...혼신의 논픽션'. 웃어 넘기면서도 '한국엔 거의 없는 '논픽션' 장르가 일본 시장에선 강세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론이 다루지 않은 숨은 이야기를 좇는 논픽션 작가들이 많은 겁니다.
일본 신문 내 논픽션 책광고
일본 신문 광고의 또 다른 특징은 해외 명품 광고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일본 기업 전면광고들은 있는데, 해외 명품 광고는 없네요. 그 이유가 뭔지 좀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위 두 사진은 각각 요미우리와 아사히 신문에 실린 총리 동정 기록입니다. 기사라기보다 기록입니다. 시,분 단위로 표시돼 있습니다. 신문들이 똑같은 시, 분을 쓰는 것으로 봐서 각 신문의 개별 취재가 아니라 총리관저에서 공식 발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해설도 없이 그대로 게재하는 이유는 역사의 기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문 세일즈스탭 안내광고
마지막으로 위 사진은 최근 각 신문에 나오는 광고인데요. 집을 방문해 신문 구독을 권하는 '신문 세일즈 스탭맨' 안내 광고입니다. '"안녕하세요. 마이니치 신문입니다"라고 말하고, 위의 신분증을 보여줄 겁니다'라는 내용입니다. 일본 신문사들은 영업 전문회사를 통해 신문 구독 방문 영업을 합니다. 우리나라와는 좀 다르죠.

일본 신문업계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자본과 권력에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들립니다. 보수와 진보 등 각 신문별 성향 차이도 뚜렷합니다. 그래서 일본 신문을 꼼꼼히 읽으면 읽을수록 잘 살펴서 판단해야 할 기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 신문.방송도 비슷해지고 있죠.) 일본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일본 국민들의 여론 형성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일본 신문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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