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도핑 위험 지대' 케냐 육상을 향해 마지막 경고를 했다.
AP통신은 8일(이하 한국시간) WADA가 케냐 육상에 5월 3일까지 반도핑 프로그램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비롯해 모든 국제경기에 케냐 선수들의 출전 금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WADA는 2월 12일과 4월 6일 두 차례나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지시했으나 케냐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최근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까지 나서 "케냐 육상이 도핑 문제로 위기에 처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시간을 주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니 올림픽 출전을 막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케냐 육상은 올해에만 7명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5명이 추가로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WADA는 "2012년 이후 금지약물 때문에 징계를 받은 케냐 육상 선수는 40명이 넘는다"며 "케냐에서 꾸준히 금지약물 위반 선수가 나오는데도 케냐 반도핑기구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해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냐의 반도핑기구는 유명무실하다.
최근까지 반도핑기구 사무실 주소조차 없었다.
케냐는 도핑 사태가 불거진 뒤 서둘러 반도핑기구를 만들었으나 WADA는 "구체적인 반도핑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냉담한 반응이다.
앞서 러시아가 지난해 10월 육상선수들이 자국 코치, 협회 직원들과 공모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리우 올림픽을 비롯해 국제대회 잠정 출전금지를 당했다.
세바스찬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WADA가 케냐 육상에 대해 결론을 내리면 IAAF도 따를 것"이라며 "우리도 케냐 육상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는 지난해 8월 베이징 세계육상경기선수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육상 최강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WADA가 정한 기한까지 반도핑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