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성인 인구의 8.5%가 당뇨병 환자이며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하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동남아시아가, 소득수준별로는 저소득 국가의 사망률이 특히 높았지만 이런 곳일수록 치료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펴낸 '세계 당뇨병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당뇨병의 세계적 실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 당뇨병 환자 30년만에 4배로…저소득층 사망률 50%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이상 당뇨 환자는 2014년 현재 4억2천200만 명으로 1980년 1억800만 명에서 약 4배로 급증했다.
늘어난 환자 수의 40%는 인구 증가와 고령화 때문이지만, 특정 연령층에서의 발병 증가(28%)와 두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32%)도 많았다.
같은 기간 당뇨병 유병률도 4.7%에서 8.5%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당뇨병 사망자는 150만 명으로 그해 사망 원인 중 8위를 차지했다.
여성만 놓고 보면 사망원인 5위가 당뇨병이었다.
여기에 높은 혈당 수치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 등의 사망자 220만 명을 포함하면 사실상 370만 명이 넓은 범위의 당뇨 사망자로 분류된다.
전체 사망자 중에서 7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사망자가 160만 명으로 43%의 비중을 차지했다.
당뇨 등 고혈당으로 인한 20∼69세 사망자를 소득수준으로 비교하면 중위소득 이하 계층의 사망률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조사 결과 중하위소득 남성이 60.5%, 중하위소득 여성이 45.6%, 저소득 남성이 56.3%, 저소득 여성이 47.5%로 50% 안팎의 높은 사망률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상위소득 남성 32.2%, 상위소득 여성 14.3%, 중상위소득 남성 45.2%, 중상위소득 여성 32.7% 등으로 중간 이상 고소득층의 사망률은 현저히 낮았다.
당뇨와 고혈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만에 관한 통계도 보고서에 담겼다.
WHO는 "과체중 또는 비만은 당뇨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면서 2014년 현재 18세 이상 성인의 3분의 1 이상이 과체중이며, 10분의 1 이상이 비만이라고 경고했다.
과체중 인구의 비중은 소득에 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남성 61.5%, 여성 52.2%가, 중상위소득층은 남성 43.3%, 여성 42.7%가, 중하위소득층은 남성 24.2%, 여성 31.3%가, 저소득층은 남성 15.4%, 여성 26.9%가 각각 과체중이었다.
◇ 유병률도 사망률도 '중동이 최악'
당뇨병 유병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동 지역이다.
중동 지역 유병률은 1980년 5.9%에서 2014년 13.7%로 늘어 전체 평균(8.5%)을 5%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이어 동남아시아(8.6%), 서태평양(8.4%), 아메리카(8.3%), 유럽(7.3%), 아프리카(7.1%) 등으로 중동을 제외하면 두자릿수대 유병률을 기록한 지역은 하나도 없었다.
환자 수로는 인구가 많은 서태평양(1억3천100만 명)과 동남아시아(9천600만 명)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구(20~69세) 10만명 당 사망자 수도 중동이 139.6명(남성 138.3명, 여성 140.2명)으로 가장 많았다.
동남아가 115.3명(남성 129.1명, 여성 101.8명), 아프리카가 111.3명(남성 111.1명, 여성 110.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의 10만명 당 사망자 수는 유럽(55.7명·남성 64.5명, 여성 46.5명)의 2배 수준이다.
유럽 외에 67명을 기록한 서태평양(남성 67.8명, 여성 65.8명)과 7.26명을 기록한 아메리카(남성 82.8명, 63.9명)도 사망률이 낮은 편이었다.
지난 2000년과 비교할 때 남성은 모든 지역에서 2012년 사망률이 더 높아졌지만, 여성은 유럽에서 오히려 2000년보다 2012년 사망률이 낮아졌다.
당뇨의 원인인 과체중 비중은 아메리카(남성 62.8%, 여성 59.8%)와 유럽(남성 62.6%, 여성 54.9%)이 높았고, 동남아(남성 19.3%, 여성 25.3%)와 아프리카(남성 22.9%, 여성 38.6%)는 낮았다.
◇ 저소득 국가 77%는 당뇨 환자가 인슐린 구하기 어려워
당뇨 환자를 치료하는 인슐린은 소수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해 가격이 비싸다고 WHO는 지적했다.
여기에 관세, 부가가치세, 물류수송비 등이 붙어 환자가 실제 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저소득 국가의 환자는 중간 소득 또는 고소득 국가와 비교해 인슐린 구입비용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모잠비크의 지역 도매상에서 인슐린을 사려면 국제 시장에서 사는 값보다 25∼125% 높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인슐린 1개월분을 마련하는 비용을 해당 국가 공무원의 임금으로 비교하면 브라질은 2.8일치 임금이었으며, 파키스탄 4.7일치, 스리랑카 6.1일치, 네팔 7.3일치, 말라위 19.6일치 등이었다.
아울러 인슐린을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128개국으로 전체의 72%였지만, 저소득 국가로 한정하면 단 23%(6개국)만 인슐린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득 국가의 96%(54개국)는 인슐린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메트포민과 설포닐우레아 등의 당뇨 치료약을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저소득 국가도 거의 없다고 WHO는 전했다.
또 당뇨에 관한 국가 차원의 정책과 계획을 수립한 나라는 72%(127개국), 당뇨 관리를 위한 한 국가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나라는 71%(126개국)로 각각 집계됐다.
저소득 국가 중에서는 단 46%만이 당뇨 관리 가이드라인을 채택해 시행 중이다.
(연합뉴스)
세계 당뇨 사망자 절반이 60대이하…"저소득국 약값 더 비싸"
성인 인구 8.5%가 당뇨 환자…중동 유병률·사망률 가장 높아<BR>아프리카 말라위는 19일 일해야 겨우 한달치 인슐린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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