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조세회피 스캔들로 꼽히는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의 출발은 '나치의 아들'과 소설가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이번 조세회피 문건의 출처인 파나마 대형 로펌 '모색 폰세카'를 세운 공동 설립자들의 이력을 집중 조명했다.
더타임스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따르면 이 회사는 1986년 파나마의 변호사 라몬 폰세카(64)의 법률사무소와 독일계 파나마인 위르겐 모색(68)의 법률회사가 합병하면서 만들어졌다.
30년 전 합병에 대해 폰세카는 후일 "우리가 함께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두 창립자의 특이한 경력도 눈길을 끈다.
1948년 독일에서 태어나 1960년대 초반 가족과 함께 파나마로 이주한 모색의 부친은 악명높은 나치 친위대 '바펜 SS'의 대원이었다.
ICIJ가 입수한 미국 육군 정보자료를 보면 모색의 부친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옛 나치 동료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쿠바의 공산주의 활동을 염탐하겠다는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에서 법학을 공부한 모색은 영국 런던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파나마로 돌아왔다.
파나마 태생인 폰세카는 파나마 대학과 런던정경대(LSE)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뒤 '세상을 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본부에서 6년간 근무했다고 한다.
한때 성직자의 길을 꿈꾸기도 했던 폰세카는 2008년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아무것도 구하지 못했고 어떤 변화도 이뤄내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 좀 더 물질주의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유엔 재직 당시 역외 기업 설립사업에 대해 처음 접한 폰세카는 1977년 유엔을 박차고 나와 비서 1명으로 작은 법률사무소를 만들어 이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폰세카는 다수의 소설을 펴내 문학상을 받은 작가로도 유명하다.
특히 2012년 펴낸 정치스릴러 '미스터 폴리티쿠스'는 "부도덕한 관료가 권력을 손에 넣고 더러운 욕망을 성취하는 복잡한 과정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각국 전·현직 정상들이 연루된 이번 스캔들과 묘하게 겹치기도 한다.
더타임스는 그가 다른 소설에서는 부유하게 살던 한 남성이 어느 날 지저분한 공공병원에서 눈을 뜨는 장면을 그렸다며 "평소보다 이 소설의 주인공에 더욱 감정이입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합병 후 승승장구한 모색과 폰세카는 현재 파나마의 최상류 사회에 진입했다고 ICIJ는 전했다.
폰세카는 대통령 최고자문직까지 수행하다 지난달 브라질 비리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사임했고, 모색과 그의 딸은 파나마의 고급 회원제 클럽의 회원이다.
(연합뉴스)
파나마 스캔들의 출발은 '나치의 아들과 소설가의 만남'
공동창립자 모색·폰세카 이력도 관심…"우리가 괴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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