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가 전국적으로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2월 중순부터 가장 먼저 나무 심기에 나섰고, 남부 지방은 지난달 초·중순, 그리고 서울은 지난주부터 각각 나무 심기에 돌입했는데요, 기후변화로 봄철에 이상 고온이 나타나면서 식목일을 일주일 정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정구희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섭씨 1도씩 오를 경우 나무가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는 5일에서 7일가량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1949년 식목일이 처음 제정됐을 때 4월 5일 서울의 평균 기온은 섭씨 7.9도였지만, 최근 10년 평균 기온은 섭씨 10.2도까지 2.3도나 올랐습니다. 나무를 더 빨리 심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 겁니다.
나무를 심을 때는 잎이나 뿌리가 자라기 전에 옮겨 심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땅에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해 영양부족으로 고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에도 식목일을 앞당기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실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식목일을 4월 5일로 정한 건 24절기의 청명 무렵이 나무 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룬 날이자 1343년 조선 성종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식목일은 기념일일 뿐 꼭 그날에만 나무를 많이 심으라는 건 아니란 게 산림청의 설명입니다. 산림청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식목 기간은 3월에서 4월이고, 5월과 가을에도 나무를 충분히 심는다는 겁니다.
최근 5년간의 통계를 봐도 1월부터 식목일까지의 조림 면적은 전체 연간 조림 면적의 29.2%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70.8%는 식목일 이후에 조림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다고 나무가 잘 성장하지 못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옮겨심은 나무가 얼마나 잘 자랐는지 그 비율을 뜻하는 게 활착률이고, 보통 80%만 넘어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최근 3년 평균 나무들의 활착률은 90.8%에 달했습니다.
결론은 대부분의 나무들은 식목일이 지난 뒤에 심어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지역마다 또 나무의 종류마다 적당한 시기는 다르지만, 오히려 3월에는 기습 한파로 나무가 얼어 죽는 사례도 나타나기에 종합적으로 볼 때 식목일은 그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 조금은 우세해 보입니다.
식목일은 역사성을 가진 데다 어린이들도 쉽게 기억하는 날로 홍보가 잘 되어 있죠. 굳이 날짜를 변경하기보다는 식목일을 단순히 나무 심는 날뿐 아니라 기후 변화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날로 기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정 기자는 제안했습니다.
▶ [취재파일] 식목일 앞당기자고? 식목일 이후에 나무 70%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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