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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우사인 볼트'가 호텔방에서 춤을 춘 이유는?

서인도 제도 크리켓 선수들의 승리 세리머니

세계 최고의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가 호텔 방에서 직접 찍어서 자신의 SNS에 올린 동영상입니다. 볼트는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 대신 ‘챔피언’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외치며(사실은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독특한 춤을 추는데, 그 이유는 바로 뒤에 걸린 TV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쉽게 알아보기는 힘들지만 볼트의 뒤에 있는 TV 영상은 오늘 막을 내린 ‘크리켓 T20 월드컵’(국제크리켓연맹(ICC) WORLD TWENTY20)에서 서인도 제도가 정상에 오르는 장면입니다.
● 크리켓의 인기와 ‘T20 월드컵’

16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크리켓은 투수(보울러, Bowler)가 던진 공을 타자(배츠맨, Batsman)가 쳐서 득점하는 등 경기 방식이 야구와 비슷한 종목으로, 종주국 영국은 물론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즐겨 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축구에 이어 가장 선수 숫자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크리켓의 선수 숫자는 1억 2천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연방 국가의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크리켓은 경기 시간이 너무 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한 팀의 타자 10명이 아웃 돼야 1이닝이 끝나는 전통 방식의 4이닝 경기는 1이닝에 하루, 한 경기에 4일 정도가 걸립니다.) 이 때문에 경기 시간을 짧게 할 수 있는 방식의 대회가 검토됐고, 2007년 1회 대회를 시작한 ‘T20 월드컵’은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방식(경기당 3~4시간 소요)으로 전통의 크리켓 월드컵 못지않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 '화제 만발' 승리 세리머니

그리고 올해 인도에서 열린 6회 대회는 승부를 떠나서 서인도 제도(도미니카와 트리니다드 토바고, 자메이카 등 15개 국가의 연합팀) 선수들의 세리머니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 ▶ 세리머니 영상 보러가기)

위에 있는 영상은 서인도 제도가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개최국인 인도를 꺾고 난 뒤 호텔에 돌아와서 펼치는 세리머니 장면입니다. 팀의 주장인 대렌 새미와 드웨인 브라보 선수가 주축이 돼 노래하고 춤추며 호텔 로비를 행진하는데, 팬들은 물론 호텔 직원들까지 열띤 호응을 해 세리머니의 흥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챔피언스’라는 곡으로 크리켓 선수이자 래퍼 활동을 겸하고 있는 드웨인 브라보(둘 중 키가 더 작은 선수) 본인의 노래입니다. 반복되는 리듬에 가사도 단순하고(“마이클 조던, 오바마도 챔피언, (넬슨) 만델라도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도 챔피언, 9초 58의 우사인 볼트도 챔피언..”), 춤 동작도 단순해 (두 손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라고 합니다.) 몇 번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춤을 따라 해 보게 됩니다. 이들의 화끈한 뒤풀이 세리머니 영상은 각종 언론에 소개되며 입소문을 탔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서인도 제도가 종주국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우사인 볼트(볼트도 서인도 제도에 속한 자메이카 선수입니다.)가 TV를 보다가 즉석에서 이들을 위한 축하 영상을 만든 겁니다.

서인도 제도는 2012년 4회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에는 선수들 모두가 싸이의 '강남 스타일' 춤을 따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강남스타일'과 '챔피언스' 세리머니에 이어서 다음 대회 때는 어떤 춤과 노래로 주목을 받을지 관심입니다.

뒷이야기 1)
준결승에서 이긴 뒤 저렇게 시끌벅적하게 세리머니를 한 서인도 제도 선수들이 우승하고 나면 얼마나 열광적으로 좋아할까 궁금했는데, 선수들의 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는 걸 제외하면 우승 후 세리머니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흥겹습니다.) (▶ 해당 영상 보러가기)

참고 1)
드웨인 브라보의 '챔피언스' 뮤직 비디오 (▶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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