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의 학대 끝에 숨진 신원영(7)군의 친부 신모(38)씨가 원영이 사망 직후 '정관 복원 수술'을 예약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신씨가 계모 김모(38)씨와의 아이를 갖기 위해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어 정관 복원 수술을 예약한건 지난 2월 3일로 이틀 전 숨진 원영이 시신이 여전히 집 베란다에 방치돼 있던 때였다.
신씨 부부가 원영이를 끔찍한 학대 끝에 숨지게 한뒤 불과 이틀만에 새 아이를 낳을 궁리한 것으로 드러나자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아이를 낳고보는 무책임한 부모의 전형이라는 비난과 함께 무책임하기 짝이 없었던 아빠로서의 신씨 행적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4살 아들·7살 딸 두고 이혼…생모 면접교섭권 마저 방해
원영이 친부 신씨는 계모 김모(38)씨와 만난 이후인 2013년 중순께 친모 A(39)씨와의 이혼을 결심한다.
원영이가 4살, 누나는 7살 때였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처음엔 협의 이혼하기로 하고 친권과 양육권을 생모 A씨에게 맡기고 살던 아파트도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돌연 마음이 바뀐 신씨는 "아이들을 내가 키우겠다"며 정식 이혼 소송을 내 A씨의 친정에 머무르던 원영이를 데려갔다.
그러나 신씨에게 원영이와 딸을 양육하고 보호할 뜻이 전혀 없었음은 금방 드러난다.
단지 아파트를 넘겨주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무책임하게 아이들을 떠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계모 김씨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 원영이는 베란다에 갇혀 폭행을 당하는 등 학대받기 시작했지만, 친부 신씨는 모른척하며 방관으로 일관했다.
밥도 제때 먹지 못한 채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동네를 배회하던 원영이가 평택 모 지역아동센터 직원들의 눈에 띈 것도 이때쯤이다.
2014년 3월 신씨는 아동센터로 찾아와 "이혼 과정(소송) 중이라 아이를 돌볼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자신이 키우겠다던 원영이를 당시 센터장이던 박향순(67·여)씨에게 맡겼다.
같은해 4월 신씨는 이혼 소송이 끝나 친권·양육권을 얻어내고도 박씨의 집에 있던 원영이를 한 달 가량 찾지 않았고, A씨의 면접교섭권 행사마저 방해하며 친모와 원영이의 만남을 가로막았다.
A씨는 "2014년 8월부터 신씨가 연락을 받지 않아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며 "신씨 몰래 원영이를 만났다가 욕설과 폭언이 쏟아졌고, 아이들까지 혼내는 바람에 주눅이 들어버렸다. 이후 몰래 찾아간 적은 있지만 면접교섭권은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락스학대·찬물세례'에도 수수방관
신씨의 집으로 돌아온 원영이는 하루 2끼만 먹고, 일주일에 2∼3차례씩 김씨가 휘두르는 단소로 손바닥과 허벅지를 맞았다.
신씨는 이를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원영이의 누나(10)가 평택 시내 친할머니 집으로 옮겨가면서 원영이에게 가해진 학대는 점차 강도가 세졌다.
겨울이 시작되던 지난해 11월 김씨는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생활했다.
원영이가 숨질 때까지 무려 3개월간 화장실 감금이 자행됐지만, 이때도 신씨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특히 신씨는 지난 1월 31일 오후, 김씨의 '락스학대·찬물세례' 끝에 화장실에 쓰러져 숨져가는 원영이를 보고도 족발을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잠시 뒤 신씨는 숨이 넘어가기 직전 원영이가 "엄마"라고 내뱉은 신음소리를 듣고 화장실로 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챘지만, 김씨의 만류에 그대로 문을 닫아 버렸다.
결국 원영이는 차디찬 화장실에서 7살 짧은 생을 마감했다.
신씨는 김씨와 함께 원영이의 시신을 베란다에 방치해놓고 시신 유기를 준비, 지난달 12일 심야를 틈타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 원영이를 묻고 돌아왔다.
◇원영이 숨진뒤 범행은폐 '거짓말' 꾸미며 정관복원 시도
원영이 사망 이틀 뒤 신씨는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어 "과거 정관수술을 했는데 복원할 수 있느냐"며 문의했고, 수술날짜까지 잡아뒀다.
원영이가 숨졌으니 새 아이를 만들어 김씨와 행복한 새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신씨는 이에 대해 "아내(김씨)의 몸을 빌어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라 생각했다. 새로 태어날 아이 이름을 원영이로 지으려고 했다"는 상식 이하의 변명을 했다.
숨진 자식의 시신을 베란다에 둔 신씨는 제 앞날만을 걱정했다.
신씨는 원영이가 숨진 다음날 김씨에게 "원영이 잘 놀지"라고 SNS메시지를, 그다음날에는 "여보 밥먹었어"라며 원영이의 안부를 간접적으로 묻는 문자메시지를 남겨 각각 답장을 받았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서는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사뒀고, 차량 블랙박스에는 "원영이가 말 잘듣고 있으려나"라며 거짓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신씨는 A씨와의 이혼 후 친부로서의 책임은 단 한번도 진적 없었고, 원영이가 죽고 나서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각종 술수를 썼다.
서혜정 아동학대 피해가족 협의회 부대표는 "계모의 학대를 받던 원영이가 믿을 사람이라고는 친부 신씨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친부라는 신씨는 원영이가 죽자마자 정관수술을 복원하려고 알아봤다. 기가 막혀서 더이상 말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류정화 안포맘 대표는 "이들 부부의 범행이 하나둘씩 드러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신씨는 제자식인 원영이가 죽어가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사실상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신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낳기만하면 부모?'…무책임한 아빠의 전형 원영이 친부
남매 두고 이혼·계모학대 방관·생모 면접교섭권 방해 <br> '원영이 잘 놀지' 거짓말 꾸미며 계모 아이 낳을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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