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4일)과 한식(5일)을 앞둔 주말 내내 전국 곳곳에서 '산불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대부분 실화로 바짝 마른 대지 탓에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잔불이 되살아나 일부 산불은 3∼4일간 계속됐다.
일요일 비가 조금 내리고 하루 이틀 더 비 소식이 있지만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산불 발생 우려는 여전히 크다.
특히 산림당국은 공기가 산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두드러지고 성묘와 봄철 꽃놀이 등으로 입산객이 더욱 늘어날 시기여서 산불 예방과 감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메마른 대지…전국 곳곳 건조주의보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충북 전 지역과 수도권, 경북 등 전국 곳곳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충북은 지난달 26일 이후 9일째 건조주의보가 이어졌다.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 35% 이하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이날 아침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시작해 낮에는 남부와 중부 지방까지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메마른 대지를 적시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4일 낮까지 예보된 이번 비의 예상 강수량은 경남·전남 남해안·제주 10∼40㎜, 경북·전남 5∼20㎜, 강원 남부 동해안·충청 남부·전북 5㎜ 내외다.
비가 그친 뒤에는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맑겠고 잠시 떨어진 기온도 다시 올라 당분간 큰 비 소식 없이 건조한 날씨가 지속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특히 이달은 공기가 산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두드러져 대형 산불 위험이 큰 상황이다.
◇ 군 접경지·국립공원 등 곳곳 '활활' 주말인 2∼3일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랐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무건리 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산불은 3일 오전 8시 15분께가 돼서야 겨우 불길이 잡혔다.
그 사이 산림당국과 군은 헬기 10대, 장병 1천805명을 투입돼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건조한 대기에 접근마저 어려워 79㏊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됐다.
지난 1일 저녁 국립공원이 인접한 충북 단양군 소백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사흘 간 4㏊의 산림을 태우고 가까스로 진화됐다.
소백산 인근 밭에서 시작된 이 불은 잔 불이 되살아나며 결국 일부 국립공원 구역까지 번져 피해를 키웠다.
지난 2일 오후 7시 40분께 경북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야산에서도 불이 나 임야 9㏊를 태우고 13시간여 만인 3일 오전 9시 10분께 꺼졌다.
경북에서는 지난달 30일에도 상주시 외서면 예의리 마을 뒷산에서 불이 나 임야 50㏊를 태웠다.
◇ 사격훈련에 논·밭두렁 소각…원인은 '실화' 소방당국은 이들 산불의 원인을 대부분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된 실화로 판단했다.
파주 산불의 경우 군부대의 사격 훈련 중 불꽃이 마른 나뭇가지 등에 옮아붙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군부대가 많은 접경 지역은 매년 봄철마다 군부대 사격 훈련 중 산불이 나 소중한 산림자원이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빈번하다.
강원도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군부대 사격 훈련 중 산불이 11건이나 발생해 14.27㏊의 산림이 소실됐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농민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 무심코 놓은 불도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소백산 화재와 관련, 단양군은 밭두렁에서 쓰레기를 태우다가 산자락으로 불이 옮아붙게 한 혐의로 A(6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상주시도 예의리 화재가 논두렁 소각에서 시작된 사실을 확인, 주민 B(60)씨를 실화 혐의로 입건했다.
논·밭두렁 소각은 해충 방제약이 변변치 않았던 1960∼1970년대 논·밭두렁에서 겨울을 난 애멸구나 끝동매미충을 박멸하기 위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품종 개량을 거듭해 이런 해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거의 없고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벌레가 더 큰 피해를 본다며 관계당국은 자제를 거듭 권고했다.
◇ 입산 땐 '화기 소지 금지'…논·밭두렁 신고하면 '포상금' 산림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청명·한식을 전후해 봄철 입산객 증가로 산불 발생 우려가 커짐에 따라 '산불 특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10년 간(2006∼2015년) 통계를 보면 청명·한식을 전후(4월 4∼6일)해 연평균 16건의 산불이 나 산림 63㏊가 소실됐다.
산림청과 지자체는 산불 감시원과 전문 진화대를 상시 가동하는 한편 산불방지대책본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소방당국 역시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유관기관과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해 산불 발생에 대응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달 중순부터 논·밭두렁 소각 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산림 피해 규모와 위반 수위에 따라 신고자에게 최저 3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반대로 산불 발생 원인 제공자는 산림보호법 34조에 따라 실수라 하더라도 최고 징역 3년 또는 최고 1천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 불을 피우기만 해도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림청 박도환 산불방지과장은 "봄철 입산객은 라이터 등 화기를 절대 소지하지 말고, 농민은 건조기가 지날 때까지 소각 행위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불 신고 포상금제가 시행되면 산불 예방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고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산불과의 전쟁'…바싹 말라 불 붙으면 3∼4일, 대형 산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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