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포토] "어떡해 애들도 있을 텐데"…안산 학원 방화 순간
"저기 학원인데, 애들도 있을텐데…"
1일 오후 7시 38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불이 난 실용음악학원 앞.
경찰차와 소방차가 몰리자 시민 수십 명이 학원 앞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렸다.
불이 난 학원 근처 한 상가 주인 남기해 씨가 연합뉴스에 제공한 휴대전화 동영상을 보면, 오후 7시 25분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직후 소방관들이 도착해 바로 학원 안으로 진입한다.
겉에서 보기엔 화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무런 티가 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났을 거라곤 미처 예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다만 2층 건물로 통하는 1층 계단에서 검은 연기가 조금씩 눈에 띌 뿐이었다.
화재 현장 근처 상가 관계자는 "바깥으로 연기가 새어나오지 않아 불이 난지 몰랐지만 탄내가 심하게 났다"며 "소방차가 온 것을 보고 불이 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이 난 2층 학원으로 올라간 소방관이 닫혀 있던 창문을 열자 검은 연기 한 뭉텅이가 하늘로 치솟았다.
그 순간 학원 앞에 모여있던 시민들은 큰 소리로 "어머 저기 연기 봐. 어떡해 학원이라 안에 애들도 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조금 뒤 불은 진화됐지만, 안타깝게도 시신이 들것에 실려 옮겨졌다.
학원 안에 있던 기타 강사 이 모(43) 씨였다.
이후 중상자로 분류된 드럼 수강생 김 모(26) 씨도 안타깝게 생을 달리했다.
학원 내부는 6개의 방음부스로 돼 있는데, 드럼 부스 안에서 A(16)군이 어떤 이유에선지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신고 접수 후 불이 모두 꺼질 때까지 19분 만에 8명의 인명 피해가 난 것은 학원 내부가 구획이 나뉜 미로같은 구조인데다 불에 탈 때 유독가스를 내뿜는 흡음재(방음재)가 부스 내부에 시공된 탓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창문이 대부분 닫혀 있는 상태였다 보니 연기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내부에서 연기 흡입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방화 용의자 A군도 연기를 마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탓에 경찰은 아직 사건경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남 씨의 동영상을 보면 A군이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도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불이 난 직후 학원 관계자로 보이는 남자가 맨발로 건물 밖으로 나와선 10대 학생을 보곤 '왜 그런 짓을 했느냐. 담배를 피우느냐'며 야단치는 것을 봤다"며 "소년은 그 질문에 '담배 안 피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A군의 병원치료가 끝나는 대로 범행동기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독자 남기해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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