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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로에 갇힌 고라니…'죽음의 함정'에 빠지다

<앵커>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농수로 상당수는 깊게 파인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죠. 그런데 이 농수로가 야생동물들의 무덤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용식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콘크리트 농수로 한가운데 새끼 고라니 1마리가 빠져 있습니다.

밖으로 탈출하려고 농수로 양쪽을 쉴새 없이 뛰어다니지만 허사입니다.

폭 7m, 높이 2m가량 되는 농수로는 고라니에겐 넘을 수 없는 장벽입니다.

[최대일/주민 : 자주 목격해요, 내려오면 죽어, 그냥 올라갈 수가 없어서 결과적으로 통로가 없다는 소리지….]

또 다른 농수로에도 다 자란 고라니 1마리가 갇혔습니다.

콘크리트벽을 넘어보려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원통형 수로에 갇힌 고라니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산에서 농경지로 내려오다가 갇힌 겁니다.

제때 신고가 되면 구조대원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기도 하지만 장기간 고립되면 기아와 탈진으로 죽게 됩니다.

[김희종/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고라니가 대다수지만 너구리라든지 혹은 뱀 같은 동물도 사실 빠질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규모가 작은 콘크리트 농수로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폭이 좁고 깊어서 빠지면 나오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전국의 농수로 9만 8천km 가운데 콘크리트 농수로는 45% 정도입니다.

야생동물의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완만한 경사로 같은 출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을 말합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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