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폭탄벨트를 두른 50대 이집트인에게 납치된 이집트항공 여객기 부기장이 탑승자들을 무사히 피신시키고 맨 마지막에 탈출하는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지난 29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카이로로 향하다 납치된 이집트항공 여객기의 부조종사 하마드 엘 카다흐(32)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피랍 당시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2010년 이집트항공에 입사한 그는 기장인 아므르 알 가말과 함께 피랍 여객기를 조종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승무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납치범이 두른 폭탄벨트가 진짜라고 생각해 '모두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카다흐는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승무원이 조종실로 와서 '비행기가 납치됐다. 키프로스나 터키, 그리스로 가지 않으면 다 죽는다'라고 알렸다"면서 "모두 충격을 받았고 스튜어디스인 니에라 아테프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장 이하 승무원들은 모두 제 위치에서 소임을 다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겁에 질린듯 했던 승무원 아테프도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아테프는 폭발물이 터져도 조종실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납치범 세이프 에딘 무스타파(59)를 여객기 뒤편 출입문 근처 화장실 쪽에 줄곧 머무르도록 했다.
아테프는 또 납치범의 얼굴과 폭탄벨트 모습을 촬영해 보내달라는 키프로스 수사당국의 요청에 따라 자진해서 무스타파와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집트 항공승무원노조 위원장인 오사마 압델 바세트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면서 "아테프는 비행기 피랍시 행동 수칙에 따라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여객기 기장과 부기장은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도착한 뒤 납치범을 설득해 승객들을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의 간청에 납치범은 여자와 어린이들부터 시작해 이집트 국적자 등을 차례로 풀어주다 막판에는 조종사 1명만 남으라고 명령했다.
이에 카다흐 부기장이 남겠다고 자원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승객과 기장 이하 승무원은 모두 비행기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카다흐 부기장은 "납치범이 15분을 줄테니 연료를 다시 채워 다른 나라로 비행기를 몰고 가라고 위협해 일단 그를 안심시키려 했다"며 "다른 이들이 탈출했는지 확인한 뒤 조종실로 돌아와 문을 잠그고 창문을 깨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얼굴이 알려져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조종사 일을 하면서 무서운 상황을 수없이 겪었지만 이번 일은 정말 큰 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피랍 이집트여객기서 최후 탈출한 부기장 "내가 남겠다고 했다"
피랍 당시 뒷이야기 "끝까지 납치범과 있다가 조종실 창문 깨고 탈출"<BR>여성 승무원, 납치범과 사진 찍어 수사당국에 실시간으로 보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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