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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강력한 비둘기 옐런의 선택과 연방 기준금리, 그리고 물가

[월드리포트] 강력한 비둘기 옐런의 선택과 연방 기준금리, 그리고 물가
재닛 옐런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 29일 뉴욕에서 '전망과 불확실성, 그리고 통화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은 사실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난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서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고용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보다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금융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옐런 의장은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을 찍어서 언급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옐런은 이런 요인들이 미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녀는 강력한 비둘기로 불립니다. 

시장은 즉시 환호했습니다. 옐런의 연설 전 뉴욕 주식시장에서 100포인트 가까이 곤두박질 치던 다우존스 지수는 거꾸로 100포인트 가까이 오른 채로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 가까이 급등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2,050선을 돌파했습니다. 금값도 모처럼만에 시원하게 반등했고 달러화 가치는 내려갔습니다.

옐런 의장의 연설 이전 미국 경제의 상대적 성장세를 근거로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을 우려했던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연준의 1인자가 꼭 듣고 싶어하던 얘기를 해준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혼란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미 연준은 늘 정해진 통화정책이란 있을 수 없으며, 경제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통화정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미국은 현재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앞으로 실업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지표상으로 소비지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택시장 역시 점진적인 회복세가 완연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최근의 물가 상승을 어떻게 보느냐 같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1.7%에 올라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해 있습니다. 그런데도 옐런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too early to tell if this recent faster pace will prove durable)"고 말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연준의 다른 인사들이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데, 옐런은 이를 경제가 나아졌다는 확실한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옐런의 연설 이후 시장은 다음달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10% 미만으로 낮춰 잡았습니다. 연준은 지난 연말 4번에 걸쳐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올 한해 1번 정도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발표될 미국의 물가 지표에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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