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국경 통제가 강화된 이후 난민을 밀입국시켜 주고 돈을 챙기는 조직이 다시 활개 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 각국으로 가려고 난민들이 일차로 집결하는 그리스에서 난민의 곤란한 상황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밀입국 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의 난민은 배를 타고 그리스에 온 뒤 마케도니아 등 인접국을 경유해 오스트리아, 독일 등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난민의 이동을 통제하기로 한 이후 국경에는 철조망이 들어서고 경찰의 감시도 강화됐다.
특히 프랑스 파리 테러에 이어 벨기에 브뤼셀 테러까지 발생하자 국경 통제는 더 심해져 그리스까지 온 난민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현재 그리스의 난민 캠프 등에 머무는 난민은 5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난민을 대상으로 한 밀입국 조직은 아테네의 빅토리아 광장, 해안도시인 피레우스 등에서 활발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 밀입국 조직은 단속에 나선 경찰의 눈을 피해 가면서 공공연하게 난민에게 접근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달 아테네에 도착한 아라쉬(22)는 빅토리아 광장의 텐트 가게 직원으로부터 밀입국 조직을 소개받았다.
이 직원은 "여기에서 뭐 하고 있느냐? 경찰에게 발각되면 터키나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된다"면서 밀입국 조직과 접촉할 것을 권유했다.
아라쉬는 밀입국 조직으로부터 독일에 가려면 1천800유로(약 234만 원), 이탈리아에 가려면 1천200유로를 각각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낙담했다.
수중에 있는 돈은 고작 200유로였고, 부모에게 송금을 요청했지만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기다려 보자'는 말만 들었다.
아라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로 하는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밀입국 조직을 운영 중인 알리는 최근 한 식당에서 동료 3명과 함께 껴안고 자축했다.
30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독일에 무사히 도착해 5만4천 유로를 벌었기 때문이다.
알리는 식사하던 도중 '비행기로 독일에 가고 싶다'는 전화를 받자 "비용은 4천700 유로"라고 말한 뒤 식당을 떠났다.
그리스의 난민 밀입국 조직은 유럽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기 전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난민들이 에게 해를 건너 그리스에 도착할 때까지만 밀입국 조직을 필요로 했고 이후에는 걸어서 자유롭게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테러 위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됨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국경 통제를 강화하자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특히 국경 통제가 강화되자 밀입국 대가를 높게 부를 수 있게 돼 사업성도 좋아졌다.
밀입국 조직원으로 활동 중인 시리아 출신의 네자르는 "1주일 전에 약 10명을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국가로 입국시켰다"면서 "관광객이 많은 여름이 가까워져 오면 사업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관광객 속에 난민을 몰래 밀입국시키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이유였다.
(연합뉴스)
유럽 국경통제 강화하자 난민 밀입국 조직 '활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