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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 신입사원들이 월급과 함께 받는 지원들

[월드리포트] 일본 신입사원들이 월급과 함께 받는 지원들
SBS는 일본 최대 민영방송사인 '닛테레(NTV)'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도쿄 닛테레 본사 24층에 정장을 입은 대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닛테레 그룹 계열사들의 회사 설명회가 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24층에 올라가봤습니다.

설명회를 연 회사들은 '닛테레 아트'(방송 미술부분과 세트 및 방송소품 제작), '닛트로'(영상촬영 및 조명 그래픽 담당), '닛테레 IT프로듀스'(방송 IT기술 분야) 등이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각 회사들이 24층 회의실들을 개별 부스로 만들어 놓고, 대학생들이 이들 부스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회사와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고, 학생들의 질문에도 열심히 답을 해줍니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들은 올해 4학년이 된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일부 3학년생들도 있었습니다. 일본 대학생들은 보통 4학년 초부터 취업활동을 시작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회사들을 알아보러 다니는 시기입니다. 6월부터 10월 사이에 본격적인 면접이 이뤄지고, 입사 여부도 결정됩니다. 일본에선 '내정'이라고 합니다. 이후 이듬해 3월쯤 공식 입사식을 하고 4월 신입사원들의 업무가 시작됩니다. 10월 이후에도 취업을 못 하면 취업 재수를 해야 합니다. 일본 대졸자의 취업율은 80% 정도입니다.
닛트로 조명팀은 실제 조명기기들을 갖다 놓았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기기들을 만져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예능프로그램 소품, 방송 카메라들도 전시를 해놓았습니다. 모두 학생들이 만질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설명을 해줍니다. 우수한 신입사원을 찾으려는 회사 측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닛테레 아트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자료를 보니 초봉이 적혀 있더군요. 22만6100엔(233만원)+출퇴근 교통비 실비지급. 교통비는 월 최대 5만엔 한정입니다. 그리고, 주5일 근무 보장입니다.

도쿄 도심부은 월세가 비싸서 집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지하철로 1시간에서 1시간반 정도 걸리는 거리에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통비 지원 여부도 회사 선택 시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1시간 거리면 편도 열차요금만 대략 500-600엔쯤 합니다.
얼마 전 일본 지하철역에 비치된 무가지 '타운워크'를 집어들었습니다. 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소개하는 잡지입니다. 일본은 각 지자체마다 최저임금이 다른데 도쿄도는 시급 907엔입니다. 일본  최고수준입니다. (최저는 미야지키 오키나와 등 693엔)

실제로 일본 식당,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시간당 임금은 현재 1000-1200엔입니다. 아래는 닛테레 본사 지하에 있는 한 식당의 아르바이트생 모집 포스터입니다. 시급과 함께 교통비도 지급하고, 식비도 일부 보조를 해주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각종 혜택을 덧붙이는 것은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르바이트만으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프리터입니다.

주중과 주말, 또는 하루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심히 살면 월 25만엔 이상 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월세 5-8만엔을 내고 남은 돈으로 사는 겁니다. 그 정도 월세면 전용면적 30 제곱미터 넓이입니다. 이렇게 몇 년 일하며 비정규직 부점장이나 점장이 돼 시급을 더 받거나, 아예 직원으로 채용이 되기도 합니다.
3월28일호 타운위크에 실린 토요타 지방공장의 기간종업원 모집 광고을 볼까요? 생산량에 따라 수시로 뽑는 비정규 생산직입니다. 기본은 일당 계산으로 잔업 수당, 심야 수당 등을 합쳐 대략 한 달에 26만8530엔-29만1150엔 정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1인실 기숙사를 무료 제공합니다. 

조건이 꽤 좋지만, 역시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방으로 가려는 젊은이들이 적기 때문입니다. 지방 회사일수록 월급 말고도 이런 추가적인 지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은 인구 구조상 젊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리고, '지방 소멸'이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젊은 인력을 마구 대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명 '블랙 회사'라고 합니다.

2014년에는 체인식당 '스키야'의 아르바이트생들이 회사 측의 부당한 대우에 반발해 집단 퇴직하는 일도 있었죠. 얼마 전에는 8시뉴스를 통해 아르바이트 시급을 놓고 대기업과 한판을 벌인 일본 고교생 이야기도 전해드렸습니다. ▶"떼먹은 시급 돌려달라"…대기업 이긴 알바생

하지만, 대체로는 젊은 인재들은 꽤 존중을 받고 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며 여기 저기 회사에서 상처받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 실제로는 일본 젊은이들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젊은 이들도 각 회사로부터 일본 못지 않은 존중과 격려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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