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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뱉은 술 먹이고 맨땅에 원산폭격…대학생들 조폭 흉내

'전통'이라는 이유로 액땜하겠다며 신입생에게 막걸리 세례를 퍼붓는가 하면, 맨땅에 머리를 박는 '원산폭격' 등 잘못된 군기 잡기 관행도 공공연히 벌어지면서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 명성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 '액땜한다' 막걸리 세례…잘못된 악습 이어가

전북 원광대학교 사범대 한 학과는 지난 4일 신입생 20여 명을 학과 건물 앞에 도열시킨 뒤 막걸리 세례를 퍼부었습니다.

신입생 환영회의 한 순서로 진행된 '막걸리 세례'는 민소매와 반바지를 입은 신입생들을 선배들이 둘러싸고 막걸리를 뿌리는 고사(告祀)형식의 행사입니다.

학과대표와 선배들은 신입생 환영회라는 명목으로 3월 초 꽃샘추위에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렸고, 이 학과 학과장 등도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11일에는 부산 동아대학교 화학공학과 내 축구동아리 선배들이 고사를 지낸 뒤 신입생들을 강의실로 집합시켜, 고사를 지내고 남은 두부와 김치를 막걸리 안에 넣고 흔들어 신입생 머리에 차례로 끼얹었습니다.

◇ '원산폭격·음주강요·성희롱'…도 넘은 대학가 가혹행위

전남의 한 대학교에서는 지난 17일 대면식을 마친 신입생이 선배와 말다툼을 벌인 뒤 도서관 4층과 5층 사이 창문으로 투신했지만 화단으로 떨어져 목숨을 구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의 한 사립대 체육학과에서 신입생 수십 명을 엎드려 뻗치기 시키고, 땅 위에 머리를 박는 '원산폭격' 얼차려를 수차례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과 선배들은 신입생이 학과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며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하고 독특한 방식의 인사 강요, 휴대전화 이모티콘 사용 금지 등 각종 이해하기 힘든 '군기 잡기'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음주를 강요하는 문화도 대학가를 병들게 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지난 22일 대전의 한 대학교에서는 선후배 대면식에서 술을 마신 한 신입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학생은 전날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대면식에서 술을 마신 뒤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구토를 하는 등 괴로워하다가 잠든 뒤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경북 구미의 한 대학교에서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총학생회 간부가 침을 뱉은 술을 마시도록 후배에게 강요하고 이를 말리던 다른 후배를 폭행했다는 주장에 제기돼 총장이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벌칙을 강요하거나 성적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게 하는 등 성범죄 수위에 달하는 가혹행위가 고발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에 만연한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인식을 바꾸고, 사회 전반적으로 문화를 개선할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 학생회 차원에서 악습을 없애려는 자정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필요하다면 이런 문화가 안착이 될 때까지 지도 교수를 동아리나 학내 단체에 전담 배치하는 전담제를 운영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조선대에서는 지난 25일 107개 과 대표들이 모여 MT 악습을 없애자는 선언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잘못된 기성세대의 문화가 대학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 시기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서열화된 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군대식 문화가 사회 곳곳에 잔존해 있고 대학가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매년 이런 파문이 반복된다"며 "대학 서열화와 입시 위주의 교육, 중·고등학교 인권 교육 부족 등에서 이런 문제가 비롯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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